-SKㆍ롯데 등 좌불안석 분위기 -“설마 우리에 무슨 일 있을까” 속 -물밑선 긴급회의 등 예의 주시 -일각선 “반기업정서 폭발” 경계 [헤럴드경제=이정환ㆍ배두헌 기자] “삼성 뿐 아니라 재계 전체가 싸잡아 매도되면서 경영활동이 위축될까 큰 걱정입니다. 이 참에 다시 반기업정서가 심화될까 우려됩니다.” (재계 임원)
재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충격에 빠졌다. 당초 구속영장 기각 시나리오도 제기됐지만, 막상 구속으로 결론 나면서 재계 전체가 잔뜩 긴장하는 표정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비상경영에 돌입할 수 밖에 없는 삼성도 삼성이지만, 주요 그룹도 위기경영 리스크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선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서 반기업정서가 노골화될 수 있고, 이는 기업경영에 최대 악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내놓고 있다.
당장 SKㆍ롯데ㆍCJ 등은 긴장감이 역력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특검의 1차 수사 기한은 오는 28일로 끝나지만 기간이 연장될 경우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 수사에서 탄력받은 특검이 다른 기업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검은 지난 14일 “수사 기간을 고려할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진행하기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기업을 수사하지 않겠다는 뜻보다는 오히려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메시지였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는 데 성공한 특검이 수사 기간까지 연장하게 되면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17일 “법원이 삼성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까지 모두 뇌물로 간주했다면 다른 출연 기업도 수사 칼날을 쉽게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출연금 규모는 7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 롯데, CJ 등은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대응책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와 CJ는 각각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바라고 자금을 제공하거나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최 회장에 관해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리 사면 사실을 알려줬다고 검찰 수사 때 진술해 대가성 논란이 일었다.
SK그룹은 겉으로는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 수사가 최 회장에게까지 확대되면 올해 경영활동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2015년 8월 최 회장이 사면받을 당시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전혀 연관이 없다”고 했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이 2015년 11월 27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이재현 회장 사면에 관한 청탁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CJ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무관하다는 당초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4년 내내 검찰, 국세청, 공정위로부터 수사와 고발, 재판으로 제대로 된 경영활동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송금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돌려받아 면세점 사업 등 현안에서 선처를 바라고 자금을 제공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재탈환과 관련해 롯데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해 월드타워점 문을 닫았던 롯데는 지난해 4월 29일 정부가 대기업 3곳에 추가로 면세점을 내주겠다고 결정하면서 다시 특허권을 찾아왔다. 특히 그해 3월 14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하고 그 직후 정부에서 신규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이 의혹의 핵심이다.
롯데 관계자는 “면세점 신규 특허와 미르재단 등에 대한 출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경제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 이런 일까지 터져 경영활동에 위축될 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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