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 5가지 혐의로 17일 구속수감됐다. 지난해 11월 검찰의 첫 삼성 압수수색부터 17일 이 부회장 구속까지의 수사상황을 일지로 정리해본다.
최순실(61) 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삼성을 겨눈 건 지난해 11월 8일부터였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최 씨 딸 정유라(21) 씨를 특혜 지원한 혐의를 포착하고 삼성전자 사옥과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 자택 등 9곳을 압수수색했다. 뒤이어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불러 정 씨를 특혜 지원하게 된 경위를 캐물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인 두사람은 지난 2015년 삼성이 최 씨의 독일법인 코레스포츠에 80억원을 지원하고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일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이 검찰청에 첫 소환된 건 지난해 11월 13일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장시간에 걸쳐 조사하며 정 씨 특혜 지원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검찰은 삼성이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특혜 지원했다고도 의심했다. 지원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이 부회장의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직접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삼성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정 씨와 최 씨를 특혜지원했는지에 주목했다.
11월 23일부터는 삼성 합병을 도운 의혹을 받던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삼성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현명관 한국 마사회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들었다.
지난해 11월 30일 박영수 특별검사가 임명되면서 공은 특검으로 넘어갔다.
특검이 수사를 준비하던 그해 12월 6일, 이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번도 뭘 바란다던지 반대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 특검은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이 부회장에게 위증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수사 개시와 동시에 삼성과 이 부회장을 정조준했다. 지난해 12월 21일 현판식을 마친 특검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혐의 입증에 필요한 추가 자료를 제출받았다. 또 문형표 전 장관이 국민연금 측에 합병 찬성을 종용한 정황을 파악해 그를 지난달 16일 구속기소했다. 합병 찬성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은 지난달 12일에는 이 부회장을 소환해 22시간 넘는 마라톤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지난 1월 1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433억원대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결정했다.
이후 특검은 26일 간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 14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특검은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문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삼성에 특혜를 줬고, 이 과정에 청와대가 연루돼있다는 단서를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삼성과 청와대가 삼성물산 합병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전반에서 ‘대가관계’로 얽혀있다고 봤다. 또 법리검토를 거쳐 이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 혐의와 범죄수익은닉 혐의도 추가적용했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전 5시 37분께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