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자영자 등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 제고가 정부가 17년 만에 추진하는 소득중심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발표한 개편안에는 소득파악의 한계 등을 고려해 단계적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직장·지역가입자 구분없는 ‘소득일원화 개편’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 제고가 개편의 화두가 되고 있다.
자영자 등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소득중심으로 부과체계를 개편할 경우 자칫 ‘유리지갑’인 직장인만 봉이라는 반발을 부를 것이 불보듯 뻔하다. 정부의 개편안으로 연간 2조3000억원의 재정손실이 예상되는데 이 부분은 결국 국민이 부담하게 될 것이고 특히, 소득이 100% 투명하게 노출되는 직장인의 몫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체 지역가입자 757만 세대 가운데 50%는 공단에 연 소득이 0원이라고 신고하고 있다. 소득을 밝히는 50% 중의 절반은 연 소득이 500만원 이하라고 신고한다. 전체 지역가입자의 76%가 연소득 500만원 이하로 신고하는 있는 것이다. 직장가입자 중에서도 월급 외에 올리는 이자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국세청은 건강보험공단에 소득 규모를 통보하지 않는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 정도의 소득파악률로는 소득에만 보험료를 부과하는 단일체계를 만들기가 사실상 어렵다. 소득을 숨기는 사람은 ‘무임승차’가 가능하고, 근로소득에서 보험료가 원천징수되는 월급쟁이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게 불보듯 뻔하다. 정부의 개편안이 일정규모 이상의 집과 자동차에 계속해서 보험료를 매기는 것도 소득파악률이 낮다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2014년 기준 세무당국의 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은 72.8%에 그쳤다. 소득 100만원 중 약 27만원은 세무당국에서 파악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유리 지갑’에 비유되는 직장인의 소득파악률 93.4%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낮다.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이 낮은 것은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은 납세자가 직접 소득금액과 비용을 신고하도록 돼 있어 탈루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소득이 자동으로 신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카드 대신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으며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 비용을 사업비용으로 처리해 과세 소득규모를 줄이는 ‘꼼수’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소득파악은 보건복지부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차원에서는 할 수 없고, 범정부적 의지가 필요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방법과 목표 기간 등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소득파악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으면 건보료 개편과정에서의 진통은 물론, 형평성 논란 역시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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