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중국에서 또 하나의 산업 신대륙이 발견됐다. 우리나라가 ‘원조(元祖)’ 격인 웹툰(webtoon)이 현지 소비자들을 열광시킨 주인공이다. 중국 정부의 문화산업 진흥정책과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웹 콘텐츠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그 자리는 곧 국내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웹툰을 소재 또는 원작으로 하는 한류 드라마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며 국산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도 호재다.

이에 따라 국내 1세대 ‘웹툰 벤처’들의 중국 진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욱 CJ E&M 사업전략국장(왼쪽)와 김영욱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업무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텐센트동만에 연재 중인 ‘코미카’의 웹툰 작품.
김영욱 CJ E&M 사업전략국장(왼쪽)와 김영욱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업무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텐센트동만에 연재 중인 ‘코미카’의 웹툰 작품.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자회사인 ‘코미카’의 작품 13편(소녀의 마음으로, 더 키친 부오노, 21개월 러브레터 등)을 중국 ‘텐센트동만’에 공급키로 계약했다. 텐센트동만은 월간활동이용자 수(MAU)가 9000만명이 넘는 중국 최대 규모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 플랫폼이다. 조회수 1억뷰 이상을 기록한 만화가 300종, 10억뷰 이상을 기록한 만화가 30종에 달한다.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무료인 연재 서비스를 향후 유료로 전환, 콘텐츠 공급규모 및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계약을 디딤돌 삼아 지난 3일 CJ E&M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용 웹툰 40여편을 함께 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가 자사의 스튜디오를 통해 웹툰 제작 및 트랜스미디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CJ E&M은 길목마다 전략적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김영욱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게임사인창유와 한ㆍ중 웹툰 퍼블리셔 ‘창만’을 설립하기도 했다”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상ㆍ게임 제작에도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웹툰 벤처 탑코는 최근 홍콩 법인을 설립하며 중국 진출의 날개를 폈다. 이 회사는 웹툰 플랫폼 ‘탑툰’을 운영 중이다. 2015년 말 대만 법인을 설립하며 중화권 진출 노하우를 쌓기 시작한 데 이어, 본격적인 ‘교두보’ 마련에 나선 것이다. 홍콩은 중국 자치 영역에 속한 데다, 문화적 파급력이 커 해외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외에도 일찌감치(2015년) 일본과 미국에 진출한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중국 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웹툰 벤처가 이처럼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관련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김영욱 CJ E&M 사업전략국장(왼쪽)와 김영욱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업무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텐센트동만에 연재 중인 ‘코미카’의 웹툰 작품.
김영욱 CJ E&M 사업전략국장(왼쪽)와 김영욱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업무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텐센트동만에 연재 중인 ‘코미카’의 웹툰 작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콘텐츠 시장은 약 1760억달러(한화 약 202조원)규모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반면, 우리나라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520억달러(한화 약 59조 70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의 웹툰 독자수는 2015년 4014만명에서 올해 9725만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창작물인 웹툰이 성공할 경우 게임이나 영화 등 다양한 2차 저작권 사업 전개가 쉽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실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기기괴괴’, 다음웹툰에서 연재됐던 ‘마녀’ 등은 현재 중국에서 영화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우리 정부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계기로 현지에 확산하는 ‘한한령(限韓令)’은 걸림돌이다.

웹툰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배치 문제뿐 아니라 현지의 낮은 저작권 인식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