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피곤하면 주사 맞을 수 있지” vs 특검 “말도 안 되는 소리”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일명 ‘주사 아줌마’, ‘기치료 아줌마’의 신원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특검팀 내부 분위기는 이 나라 대통령 수준이 이 정도 인가하는 ‘자괴감’에 휩싸여 있다.
특검팀 내부 관계자는 4일 “솔직하게 말해서 이런 것까지 특검이 수사를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지금 내부 기류다”라며 “대한민국이 이런 건가 싶다”라고 했다.
검찰과 특검은 이영선 제2부속실 행정관이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보낸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해 수사 중이다.
특검은 ‘주사 아줌마’와 ‘기치료 아줌마’의 신원과 소재를 파악 중이다. 주사 아줌마는 60대 ‘백 선생’, 기치료 아줌마는 70대 ‘오 선생’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씨는 최근 변호인을 통해 ”대통령이 피곤할 때 응급조치로 취했다”며 ‘주사 아줌마’를 인정했다.
‘주사 아줌마’는 현재 그동안 잡힌 예약을 정리하고 잠적했다. 백 선생으로부터 10만 원대 영양제 주사를 자주 맞았다는 강남의 한 사업가 부부는 “지난주 금요일 원래 백 선생이 오는 날인데 전화도 안 받고 잠수타신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보건범죄단속법’ 등을 적용해 이들을 처벌한다는 입장이다.
주사 아줌마가 챙긴 약품의 정상 구매 여부부터 청와대 반입 과정 절차 등 모든 불법 소지가 있는 부분을 샅샅이 훑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최근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피곤하니까 피로 회복할 수 있는 영양주사 놔줄 수도 있는 건데 그걸 큰 죄가 되는 것 같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검팀 내부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 지켜서 의무실장 입회 관리 하에 맞아야지 대통령 몸에 이상 오면 엄청난 혼란 올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박 대통령은 무슨 주사인지도 모르고 맞았다고 하던데 누가 거기에 다른 독극물 섞고 그랬으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에 대한 ‘비선 진료’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앞으로도 이런 일이 안 생기니 특검이 하기 싫어도 수사하는 상황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