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업계를 이끌어가는 초일류 디자이너들도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영감과 자극을 얻는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ㆍ최고경영자(CEO)들은 눈여겨 볼만한 혁신적 디자인들과 함께 자신이 영감을 얻는 원천을 소개했다.
▶주목할 만한 디자인 혁신 사례=디자인혁신 컨설팅사 시모어파월 공동창업자인 딕 파월은 주목할 만한 혁신적 디자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애플의 ‘유니바디(Unibody) 알루미늄 랩탑’을 꼽았다. 유니바디는 이음새가 없는 일체형 몸체를 말한다. 딕 파월은 이 제품에 대해 “환상적”이라고 극찬했다.
딕 파월은 또 애플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는 사례로 ‘영국 애플워치 USB 충전기’를 꼽았다. 그는 작은 것에도 디자인의 탁월함을 추구한 예로 이 충전기를 들었다.
이탈리아 생활용품 브랜드 알레시의 알베르토 알레시 CEO는 영국의 다이슨을 거론했다. 알레시는 “이 시대 디자인 혁신에 대한 최고의 예시는 다이슨”이라며 “위대한 디자인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전자제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다이슨은 선이 없는 무선청소기, 소음없는 헤어드라이어, 날개없는 선풍기 등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밥 벡슬리 핀터레스트 총괄 제품 디자이너는 특정 제품을 꼽지 않았다. 그는 대신 “가장 중요한 혁신은 새로운 진행 과정과 방식”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영화를 제작할 때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월트디즈니, 최종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전체 회사를 설계한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혁신 등이 위대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영감의 원천은=딕 파월은 “훌륭한 디자인을 봤을 때 ‘저렇게 만들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칭찬은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에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물었더니 제각각의 대답이 나왔다.
전 BMW, 애스턴마틴 디자이너였던 헨릭 피스커는 “이탈리아의 1960년대말~1970년대 자동차쇼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디자이너들이 자유롭게 생각하던 시기에 나온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막, 산 등을 여행하면서도 영감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헨릭 피스커는 “여행을 할 때마다 모양이든 컬러든 독특한 것을 찾는다”며 “좋은 디자이너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회의 끊임없는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밥 벡슬리는 굳이 한가지를 꼽는다면 ‘라이카(leica) M 시리즈’ 카메라라고 밝혔다. 그는 “전문가들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기 때문”이라며 “만일 사진에 대해 잘 모른다면 즉각 사용하기 어렵지만 알고 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지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나의 한계를 돌파하게 해주고, 재능을 북돋워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패션 디자이너 최유돈은 일상 혹은 도서관을, 알베르토 알레시는 이탈리아 크루지날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을 영감의 원천으로 꼽았다.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