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평준화로 디자인이 기업명운 좌우 “사내 전담 독립부서 있다” 67% 투자비용도 총 생산비용의 7.6%차지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73%는 ‘디자인경영(Design Management)’이 향후 대부분 또는 상당수의 기업에서 핵심 경영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자인경영이 “전통적으로 디자인이 중요한 특정 업계에서만 핵심 경영 방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CEO는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디자인경영이란 제품이나 서비스 뿐 아니라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등 기업활동 전반에 ‘디자인’의 개념을 적용해 경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헤럴드경제는 다음달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리는 제6회 헤럴드디자인포럼2016을 앞두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 CEO를 대상으로 디자인과 디자인경영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인식을 확인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설문은 140개 기업에 설문을 보내 110곳으로부터 답을 받아 79%의 설문 회수율을 보였다. 답을 보내온 110개 기업은 제조업 53곳, 서비스업 57곳이었다. 기업 규모는 상시 근로자 기준 1000인이상(73%)이 가장 많았고, 300인 이상(21%), 300인 미만(6%) 순이었다.
‘디자인’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여겨지는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도 상당수 포함됐지만 디자인경영에 대한 CEO들의 이해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110명의 CEO 중 “디자인경영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75%였다. 전체의 20%는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55%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개념을 들어봤다’는 21%였으며,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한 CEO는 4%에 불과했다.
‘디자인경영 개념을 알고 있다’고 답한 CEO의 72%는 이미 디자인경영을 기업 경영 전략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었다.
디자인경영을 기업 경영 일부분에 적용하고 있는 CEO는 절반이 넘는 58%를 차지했다. ‘디자인경영을 향후 적용하려고 계획중’이라고 답한 CEO는 24%였다. ‘이미 기업 경영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14%나 됐다.
디자인경영과 별개로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성 역시 CEO들 대부분이 느끼고 있었다. CEO의 73%는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고, ‘조금 중요하다’는 20%, ‘보통이다’는 5%를 차지했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CEO는 전체 응답자 중 단 1명(1%)에 불과했다.
가치를 계량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디자인이 실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CEO들은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CEO의 64%는 ‘디자인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고, ‘약간 영향을 미친다’(24%)가 뒤를 이었다. ‘디자인이 매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도 8%나 됐다. 경쟁 심화로 상당수 업종에서 기술력이 평준화되는 현실에서 ‘디자인’이 기업의 명운을 쥐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이 매출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답한 CEO는 5%에 불과했다.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디자인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지’란 물음에 응답자의 49%가 ‘매우그렇다’고 답했다. 한 대형 유통회사의 CEO는 “디자인이 곧 기업이미지다”라는 코멘트를 달기도 했다.
110개 기업 가운데 디자인을 전담하는 독립된 부서가 있는 곳은 67%에 달했다. 부서는 없으나 디자인 담당자가 있는 기업(25%), 외부 디자이너 이용하는 기업(4%)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기업들은 재화와 용역을 만드는 전체 생산비용의 7.6%를 디자인과 관련한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었다.
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