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중국서 자산을 가장 많이 가진 부호는 왕젠린(王健林ㆍ62)입니다.
왕 회장은 대륙 부동산 업계 선두주자인 완다(萬達)그룹 창업주입니다. 그의 자산은 30일 현재 36조7000억원(334억달러)입니다. 한국 최대부자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 개인자산(13조634억원) 세 배에 육박합니다.
그의 이력은 다소 독특한 편입니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기업인이죠.
그래서일까요.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 가운데 한 명인 왕 회장은 공개적으로 당과 ‘중국인민’에 대한 애정을 주저없이 표현합니다. 이는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 등장인물:왕젠린 ▶ 게재일:2월 26일 ▶ 장소:완다그룹 왕 회장의 집무실(추정)
사실, 그의 사진보단 코멘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왕 회장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이 사진을 올리며 간단명료(?)한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중국의 꿈, 불가능을 창조하다! (中國夢, 創造不可能!)”
왕 회장이 언급한 ‘중국의 꿈(중국몽)’은 일반명사가 아닙니다. 2012년 11월 15일, 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이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직후 이 단어는 사실상 ‘고유명사’가 됐습니다. 같은 달 29일, 그가 공산당 최고위 엘리트들과 함께 서서 발표한 ‘중국의 꿈’ 연설 때문입니다.
중국의 꿈은 무엇일까요. 지난 2013년 ‘중국의 꿈 - 시진핑 리더십과 중국의 미래’를 펴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당시 한 언론에 “중국몽은 일종의 통치 이데올로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조 교수는 그의 책에서도 시 총서기 연설 후 ‘중국의 꿈’에 대한 토론과 선전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는 사실을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 ‘중국의 꿈’은 공산당과 국민이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공동 목표로 떠올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결국, 왕 회장은 시진핑이 주창한 ‘중국몽’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그는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영유권 분쟁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 게재일:7월 12일
왕 회장은 관영 인민일보의 웨이보 계정에서 위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십시오. 중국의 남쪽 경계선이 상당히 ‘밑으로’ 내려와 있는 게 확인됩니다. 현재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나라들과 영유권을 놓고 맞선 바다까지 모두 중국 영해로 표시한 것입니다.
인민일보는 이 지도를 올리며 “이렇게 해야 중국입니다. 점 하나도 줄어들 수 없습니다”라고 코멘트 했습니다.
왕 회장도 뒤질세라(?) 이 지도를 퍼온 뒤 아래처럼 ‘영토 확정의 의지’를 불태웁니다.
“중국 영토는 조금도 줄어들면 안됩니다. 우리 중화(中華)의 것을 넘보게 되면, 먼 곳에 있는 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그가 이 이미지를 ‘홍보’한 날짜는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7월 12일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이 주장하는 남중국해 경계선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날입니다.
중국 최대 부호인 왕 회장 또한 인민일보가 만든 이 지도를 공유한 227만2546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