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溫記]](https://wimg.heraldcorp.com/svc/series/202601/2b3df642-aa35-42bd-a9e6-cb4ad932be1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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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함께 산책”…치매 어머니 돌보는 은환씨가 간직한 소원 [온기]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건강하시던 86세 어머니가 자꾸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반복됐다. 발목에 이어 고관절까지 부러져 결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의사는 단순히 균형 감각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치매 검사를 해보자”고 권했다. 의사는 어머니에게 ‘루이소체 치매’라는 진단을 내렸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다. 인지기능 저하, 환시(실재하지 않는 것을 시각으로 느끼는 것), 렘수면행동장애, 파킨슨병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치매 환자 중 약 3.8%가 루이소체 치매로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2월 박은환(가명·62) 씨는 그렇게 치매 환자 가족이 됐다. 14일 서울 마포구 치매안심센터에서 만난 박씨는 어머니가 진단 몇 년 전부터 전조 증상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엄마는 가을인데 ‘너무 덥네, 이제 여름이 오려나 봐’ 같은 엉뚱한 소리를 했고, 오늘이 며칠인지 날짜를 잘 기억 못했어요. 누구
2026.09.27 08:05
“아빠는 다섯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갔어” 7년 전 그날의 결심…아내도 남편의 마지막 길을 따른다 [온기]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아무런 대비가 안 됐던 이별이, 7년이 지났는데도 울컥하네요. 아이들에게 ‘아빠가 마지막까지 좋은 일을 하고 갔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조미나(52) 씨의 남편 김종혁 씨는 2019년 1월 11일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았다. 겨우 50세였던 남편. 벼락같은 생긴 일이었다. 조씨와 가족들은 열흘간의 고민 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씨의 폐와 간, 좌우 신장 등은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이 ‘마지막 모습’은 어린 딸과 아들이 아빠를 기억하는 방식이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아빠가 뭐 하시냐고 물었대요. 그랬더니 딸아이가 ‘우리 아빠는 다섯 명을 살리고 하늘나라에 갔어’라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의 마지막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2019년 1월 11일 금요일 아침은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다. 회사 워크숍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는 조미나 씨를 남편 김종혁 씨가 공항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줬다. 버스 도착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부부는 근처 커피숍
2026.09.25 07:45
‘아이가 된 엄마’와 함께 펴낸 그림책…치매 가족들에 힘이 됐다
건강하시던 86세 어머니가 자꾸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반복됐다. 발목에 이어 고관절까지 부러져 결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의사는 단순히 균형 감각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치매 검사를 해보자”고 권했다. 의사는 어머니에게 ‘루이소체 치매’라는 진단을 내렸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018년 2월 박은환(가명·62) 씨는 그렇게 치매 환자 가족이 됐다. 최근 서울 마포구 치매안심센터에서 만난 박씨는 어머니가 진단 몇 년 전부터 전조 증상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엄마는 가을인데 ‘너무 덥네, 이제 여름이 오려나 봐’ 같은 엉뚱한 소리를 했고, 오늘이 며칠인지 날짜를 잘 기억 못했어요. 누구나 나이가 들면 깜빡깜빡하잖아요. 그래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들이 다 단초가 됐었나 봐요.” 외동딸인 박씨는 일찍 아버지를 여윈 뒤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2014년 다니던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한 뒤 프리랜서로 일해 온 박씨는 2024년 어머니의 고관절 수술
2026.09.22 11:35
신장 하나로 100㎞ 마라톤 거뜬…“장기기증,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울트라마라톤 100회를 채우면 기념 수건을 하나 만들려고 해요. 거기에 제 인생을 세 줄로 기록할 거에요. ‘20대 신장기증, 30대 마라톤 풀코스 100회, 40대 울트라마라톤 100회.’” 20대에는 자신의 신장 하나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내어줬다. 30대에는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00번 완주했다. 어느덧 마흔여덟이 된 지금 생존 시 신장기증인 김세영씨는 100㎞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100회 완주를 향해 달리고 있다. 김세영씨가 지금까지 완주한 울트라마라톤은 79회. 서해에서 출발해 대관령을 넘어 동해 경포대까지 308㎞를 달리는 한반도 횡단 마라톤도 여섯 차례 완주했다. 발바닥에 피물집이 잡히고 온몸이 지쳐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김씨가 이토록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19년 전 신장 하나를 떼어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기증한 뒤 주변에서는 그에게 “신장이 하나뿐인데 괜찮으냐”, “몸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건넸다. 김씨는 말 대신 자신의 몸으로
2026.09.22 11:34
손 끝이 아닌 마음으로 옮기는 일… 농인 학생이 전한 ‘수어의 온도’[온기(溫記)]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8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한국수어통역방송 실무지침’을 내놨다. 수어통역의 원칙부터 장르별 실무, 돌발상황 대응법까지. 그동안 뚜렷한 기준 없이 진행돼 온 수어통역방송에 대해 처음으로 만든 매뉴얼이다. 누군가에게는 방송 실무자를 위한 수많은 지침 중 하나일지 모르지만, 농인들에겐 미디어를 온전히 누리고 싶었던 오랜 바람이 이 한 권에 촘촘히 녹아 있다. 그동안 수어통역방송을 만드는 현장에선 농인의 의견에 좀처럼 귀 기울여지지 않았지만, 이 지침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관점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침을 만들기 위해 구성한 자문위원회에는 특별한 위원이 있다. 대입 준비에 한창인 정가은(20) 학생이다. 그는 지침서를 만들기 위해 모인 현장 전문가와 통역사, 학계 인사 사이에서 태어날 때부터 수어를 모어로 써 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전했다. “수어는 손이 아니라 표정과 눈빛, 몸짓과 공간이 다
2026.09.18 15:07
“손잡고 함께 산책”…치매 어머니 돌보는 은환씨가 간직한 소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건강하시던 86세 어머니가 자꾸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반복됐다. 발목에 이어 고관절까지 부러져 결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의사는 단순히 균형 감각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치매 검사를 해보자”고 권했다. 의사는 어머니에게 ‘루이소체 치매’라는 진단을 내렸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치매다. 인지기능 저하, 환시(실재하지 않는 것을 시각으로 느끼는 것), 렘수면행동장애, 파킨슨병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치매 환자 중 약 3.8%가 루이소체 치매로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2월 박은환(가명·62) 씨는 그렇게 치매 환자 가족이 됐다. 14일 서울 마포구 치매안심센터에서 만난 박씨는 어머니가 진단 몇 년 전부터 전조 증상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엄마는 가을인데 ‘너무 덥네, 이제 여름이 오려나 봐’ 같은 엉뚱한 소리를 했고, 오늘이 며칠인지 날짜를 잘 기억 못했어요. 누구
2026.09.17 17:15
스물여덟 청년이 살린 생면부지의 생명, 기적처럼 4명을 더 구했다…‘생명나눔 러너’는 오늘도 달린다 [온기]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울트라마라톤 100회를 채우면 기념 수건을 하나 만들려고 해요. 거기에 제 인생을 세 줄로 기록할 거에요. ‘20대 신장기증, 30대 마라톤 풀코스 100회, 40대 울트라마라톤 100회.’” 20대에는 자신의 신장 하나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내어줬다. 30대에는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00번 완주했다. 어느덧 마흔여덟이 된 지금 생존 시 신장기증인 김세영씨는 100㎞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100회 완주를 향해 달리고 있다. 김세영씨가 지금까지 완주한 울트라마라톤은 79회. 서해에서 출발해 대관령을 넘어 동해 경포대까지 308㎞를 달리는 한반도 횡단 마라톤도 여섯 차례 완주했다. 발바닥에 피물집이 잡히고 온몸이 지쳐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김씨가 이토록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19년 전 신장 하나를 떼어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기증한 뒤 주변에서는 그에게 “신장이 하나뿐인데 괜찮으냐”, “몸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건넸다. 김씨
2026.09.12 08:00
윤서, 창호, 수민이, 서진이… 아이들과 情 나눈 ‘문방구 15년’ 아낌없이 나누고 문 닫습니다
“문방구를 찾아왔는데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 문을 닫고 카페로 바뀐 ‘미도문방구’ 앞에 멈춰 선 한 어르신이 가게 안을 바라봤다. 문구류가 빼곡했던 자리에는 빈 진열대와 커피머신만 놓여 있었다. 15년 동안 이곳을 운영한 김택현(73) 씨는 미안한 표정으로 “문방구 없어졌어요”라고 말했다. 간판은 아직 그대로였다. 혹시라도 찾아올 손님을 위해 당분간 남겨두기로 했다. 1979년 은마아파트가 들어설 무렵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온 문방구는 지난달 17일 문을 닫았다. 김씨와 아내 김종영(73) 씨는 이곳의 ‘마지막 사장’이었다. 부부는 폐점 뒤 남은 문구류를 모두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했다. 공책·연필·미술용품·장난감 등 1만7340점이다. 인터넷 최저가로 따져도 모두 합치면 4000만원이 넘는 양이다. 부부가 선뜻 건넨 문구류는 국내 아동복지기관과 라오스 농촌 지역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가게를 정리한 다음 날 김씨는 A4용지 두 장에 아이들을 향한 작별
2026.07.31 11:37
‘암·부도’ 겪은 초콜릿 장인 “인생 굴곡 속 남 돕는 지금이 행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 아파트 단지 앞 낡은 상가에는 ‘초이1982’라는 빵집이 있다. 테이블 3개 정도만 있는 10평 남짓한 큰 규모의 가게는 아니지만 이곳은 동네 주민들이 많이 찾는 동네 맛집이다. 특히 ‘보리밥빵’과 ‘엉겅퀴쌀깜빠뉴’는 이 빵집만이 가진 메뉴라고 한다. 여느 빵집 사장님처럼 흰 조리복을 입은 최용현(64) 씨는 비교적 한가한 오후 시간임에도 바쁘게 오븐과 조리대를 오가며 빵이 잘 구워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21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최씨는 평범해 보이는 동네 빵집 사장님의 모습이었지만, 사실 그에게는 남모르게 숨겨 놓은 사연이 있다. 1962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최씨는 원래 음악을 하던 꿈 많은 청년이었다. 하지만 사정상 음악을 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그는 스무살이 되던 1981년 서울로 상경한다. 마침 결혼한 누나가 서울에 살고 있어 누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먹고 살 직업을 찾아야 했다. 그때 매형의 소개로 우연히 신라
2026.07.26 08:15
월세방 어머니와 네 자매 10만원 손길이 바꾼 삶…뜨끈한 ‘베이글’ 오늘도 아이들은 웃는다 [온기]
13일 인천 계양구의 베이글 가게 ‘노아하우스’에서 만난 김노아 대표는 어린 시절 베이글 냄새가 퍼지던 매장은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지역아동센터에 빵을 보내고 정기 후원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때 그의 가족 역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시절을 지나왔다고 말했다.
2026.05.17 0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