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실장 금융결제원 세미나

국제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아고라 2028년 가동

원화 국제화 연계 및 한국 국채시장 접근성 향상

“금융시장 인프라 결제자산 중앙은행 화폐 돼야”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장이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장이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한국은행이 참여하는 국제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아고라가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된다. 한국은행은 국가 간 송금 인프라에 토큰화된 국채를 연계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원화 국제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장은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프로젝트 아고라의 실거래 테스트를 마쳤다”며 “내년에는 운영 주체와 지배구조, 감독체계 등을 마련하고 2028년부터 론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아고라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주도하는 국가 간 지급결제 개선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 사업이다. 한국을 비롯한 8개 중앙은행과 4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해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와 상업은행 예금을 활용한 국제 송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윤 실장은 기존 국제 송금의 문제점으로 환거래은행(Correspondent Banking) 방식과 자금세탁방지(AML) 절차를 꼽았다. 여러 은행을 거쳐 자금을 보내는 과정에서 수취인 확인이나 AML 심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송금이 중단되고 자금 반환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금이 한번 묶이면 반환 절차가 굉장히 복잡하다”며 “이를 해결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고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금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이 사전에 AML 심사를 진행하도록 설계됐다. 모든 기관이 수취인 확인과 AML 심사를 마친 뒤 문제가 없을 때만 자금이 이체된다. 거래 과정에서 한 곳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거래 자체가 실행되지 않는 원자적 결제(Atomic Settlement) 구조다.

아고라의 국내 결제 인프라에 토큰화 국채를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앞으로 구축할 국내 관할 원장에 국채를 토큰화해 올리고 통화 간 동시결제(PvP)와 증권대금 동시결제(DvP)를 결합하는 구상이다.

윤 실장은 “이는 원화 국제화와도 연결되는 방향으로 외국인이 한국 국채시장에 접근하는 과정도 편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중 아고라에 연결할 국내 관할 원장의 구체적인 설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예금토큰을 활용한 디지털화폐 실증사업 ‘프로젝트 한강’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차 실거래에서 약 10만명이었던 실증 참여 규모를 2차에서 최대 50만명으로 늘리고, 참여 은행도 7곳에서 9곳으로 확대했다.

윤 실장은 예금토큰이 국내 결제시장의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시장”이라며 “예금토큰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직불형 지급수단으로 균형을 옮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고금 집행액의 25%를 디지털화폐 기반으로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행도 예금토큰의 사용 범위를 정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집행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

윤 실장은 “은행들이 예금을 토큰 형태로 활용해 보다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것이 프로젝트 한강의 목적”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은행의 예금이 좀 더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형태로 변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토큰화된 금융시장 인프라에서는 중앙은행 화폐가 결제자산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 실장은 “중앙은행은 은행, 증권사 등 시장 참가자들에게 탄력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없어 법적 결제의 완전성도 만들어낼 수 있다”며 “금융시장 인프라의 결제자산은 중앙은행 화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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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