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징계 정치’ 논란에도 강경 돌파
당원 중심 조직 개편 및 외연 확장 시도
당 지지율 반등세…“강성층 의존” 지적도
‘오세훈 2심 무죄’ 차기 대권 구도 요동
[헤럴드경제=정석준·이우중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출범 이후 ‘최장수 대표’ 기록을 다시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계파 갈등과 계엄 사과 등으로 사퇴론에 직면했지만 당원 중심의 조직 개편과 강경 지지층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대표직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당내 분열을 수습하고 중도층으로 지지층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남은 임기의 과제로 꼽힌다.
25일 야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날을 기점으로 이준석 전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의 재임 기간인 424일을 넘어 2020년 국민의힘 출범 이후 최장수 당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직 임기는 2년이지만, 앞서 김기현 전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280일 만에 사퇴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최고위원 전원 사퇴로 지도부가 붕괴하면서 146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장 대표의 임기를 요약하면 ‘책임론의 연속’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대표에 선출된 직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뜻하는 ‘절윤’ 요구에 직면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계엄 사과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올해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책임론이 이어졌다.
숱한 논란에 대한 장 대표의 대응은 점차 강경해졌다. 지난해 12월 절윤 문제로 비판이 제기되자 “부족함을 메워달라”며 당내 단합을 호소했다.
이어 올해 2월 한 전 대표의 제명 이후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전당원 투표’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대표직 유지 여부는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지난 8월에는 내년 임기 종료 전까지 “재신임·전당대회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남은 임기 동안 당세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송언석 전 원내대표에 이어 정점식 원내대표와 투톱 체제를 구축하며 당원 중심의 운영 기조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원내 지도부와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송 전 원내대표와는 비상계엄 사과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장 대표는 당시 계엄을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6월 정 원내대표 취임 이후에는 당원 중심의 조직 개편에 속도를 냈다는 평가다. 지도부는 전국 254개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당원 직선제로 전면 재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일부 사고당협을 대상으로 직선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조정했다. 전면 재선출 계획은 축소됐지만 당원에게 조직 운영의 결정권을 확대한다는 기조는 유지한 셈이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직후 서울 올림픽공원을 연일 직접 찾으며 청년층을 향한 행보에 나섰다. 또한 당내에서는 여성·청년 당원 교육 프로그램인 ‘2030 미래 의제 연구소’와 민생 정책 플랫폼인 ‘당근위원회’(당신의 근심을 해결하는 위원회) 등을 가동하며 정책 역량 강화에 들어갔다.
장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근위원회 임명식에서 “보다 유능하게 국민이 겪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도·수도권·청년의 민심을 얻는 길”이라며 “이제는 정책으로 국민의힘의 유능함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 임기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요동쳤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장 대표 재임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도 등락을 거듭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장 대표 취임 이후 실시한 첫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6.1%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30%대를 유지하던 지지율은 올해 3월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내홍 속에 28.1%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6월에는 44.3%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9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40.9%로 민주당(36.2%)을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다만 지지율 회복과 별개로 강성 지지층에 치우친 당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 대표가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나 당내 인사 징계 문제에서는 기존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장동혁 체제의 장기화를 ‘대안 부재의 결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차기 총선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보수 진영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부상할 주자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현재로서는 장 대표의 사퇴론이 (당내에서) 잠잠해졌지만 앞으로는 (장 대표가) 정치적 입장이 다르더라도 다른 경쟁자들을 품고 가는 행보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당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관련 재판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사법리스크를 털어내면서 당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보수 진영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각자의 자리에서 정치적 행보를 모색하고 있어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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