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번 돈의 81%를 미국 본사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법인의 영업이익은 203억원에 그치면서, 세금 부담을 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은 1조542억원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가 지난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1년 매출인 6317억원과 비교하면 4년 사이 약 1.7배 불어난 규모다.
하지만 매출의 81%에 달하는 8539억원은 미국 본사로 향했다. 지급 명목은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등이었다. 국내 법인이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구독 서비스를 본사로부터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뜻한다.
국내 법인이 거둔 영업이익은 203억원,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쳤다. 매출 100원당 국내 법인에 남은 영업이익이 2원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넷플릭스의 국내 누적 매출은 4조1822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81.6%인 3조4133억원이 해외 본사와 계열사에 지급됐다. 같은 기간 국내 법인에 쌓인 영업이익은 총 811억원에 불과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1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흑자를 유지하는 동안 토종 OTT 업체는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티빙은 406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6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웨이브 역시 지난해 1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거둔 막대한 수수료를 해외로 내보내, 국내 이익을 줄이고 세금 부담을 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의원은 “넷플릭스를 국내 1위로 만든 것은 K-콘텐츠인데, 정작 이를 만든 제작사에는 흥행과 무관하게 제작비의 3~10% 수준 마진이 돌아가는 구조”라며 “흥행 성과에 따른 추가 보상 등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가 K-콘텐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지만, 정작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내 기업에는 흥행 성과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작사는 제작비에 일정 마진을 더한 금액을 받는 방식이다.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더라도 계약에 따라 제작사가 추가 수익을 얻기는 어려운 구조다.
한편, 넷플릭스는 과세당국과 법인세 소송도 벌이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21년 넷플릭스 국내 법인이 해외 계열사에 지급한 수수료를 저작권 사용료로 판단하고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넷플릭스는 해당 수수료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대가에 해당한다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넷플릭스 측의 손을 들어줬다. 수수료를 저작권 사용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약 687억원의 법인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일부 과세 처분은 정당하다고 봤다. 이후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은 오는 12월 진행된다. 오는 12월 항소심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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