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가 달러 강세 거스른 덕 봐

엔화도 19년만에 가장 낮은 840원대

원/달러 환율이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12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모습.[연합]
원/달러 환율이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12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모습.[연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10월 원/달러 환율이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 등에 힘입어 2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원화 강세가 달러 강세를 거스른 것이다. 원/엔 재정환율도 18년 1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펀더멘털이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외부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변동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거래일간 평균 환율(15시30분 기준)은 1342.6원으로, 2024년 9월 평균(1332.8원) 이후 2년 1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월 평균 환율은 중동전쟁 여파로 3월 1492.5원으로 올랐고 6월엔 유가 상승과 외국인 주식 매도 등에 1528.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다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등을 계기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 등이 가세해 월 평균 환율이 ▷7월 1488.9원 ▷8월 1404.4원 ▷9월 1358.8원 등으로 떨어졌다.

이달엔 16일 오후 7시20분께 1328.9원까지 밀리며 1320원대로 내려가고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는 지난 2024년 10월 2일(1317.1원) 이후 최저치다.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3%대 성장 전망과 한은 긴축 기조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는 분석도 있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율이 “앞으로 추가 강세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환율 안정 배경으로는 7, 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꼽았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인덱스와 달리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미국 금리 상승으로 달러인덱스가 99선에서 102선까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원/엔 환율도 원화 강세에 힘입어 약 19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달 원/엔 환율 평균은 849.0원으로, 지난 2007년 12월(829.2원)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839.91원까지 떨어져 2008년 1월 2일(833.4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157~158엔 수준에서 움직인 반면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에서 1330원대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여기에 일본의 성장 둔화와 재정 악화 등 엔화 약세 요인까지 맞물리면서 원/엔 환율의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