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때 주식 투자에 성공해 자산을 35억원까지 불렸지만 레버리지 투자에 손을 대면서 자산이 2억원으로 줄었다는 한 투자자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이루겠다는 꿈이 무너졌다며 후회하는 글에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 재직 중으로 표시된 이용자가 자신의 주식 투자 경험을 공유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지난해 12월 메모리 주식에 5억원을 집중 투자해 올해 6월까지 자산을 35억원으로 불렸다고 밝혔다. 당시 보유 주식을 모두 팔고 2년간 매매를 쉬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반도체 업계 종사자로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 투자를 이어갔다고 했다.
“본전 욕심에 레버리지 늘려”…10월 폭락에 남은 돈 2억
하지만 이후 레버리지 투자가 화근이 됐다. 현물 위주로 투자하던 A씨는 지난 5월 초 SK하이닉스에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에 나섰다. 그는 “그때까진 현물만 들고 있었는데 회사 성과급 갈라치기로 동기들한테 뒤처진단 생각에 눈멀어서 레버리지에 손을 댔다”고 털어놨다.
레버리지 투자로 수익을 키울 수 있었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산은 급격히 줄었다. A씨는 “7월 대폭락이 왔고 꾸역꾸역 버텨서 7억5000만원 수준을 지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금 회복을 노리고 레버리지를 다시 늘린 것이 또 다른 손실로 이어졌다.
그는 “본전 욕심에 레버리지 다시 늘렸다가 10월 폭락에 청산 직전에 다 정리하고 딸랑 2억 남았다”라고 적었다. A씨는 “한동안 그렸던 장밋빛 미래가 다 날아가 버리니 우울하고 죽겠다”며 “이제는 시드도 딸랑 2억이고 이런 불안한 장에 뭘 할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항상 주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고 내 아내, 자식들 부족함 없이 키우자는 꿈이 있었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공격적인 투자도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정 있고 똑똑한 젊은이들이 망하는 이유 3가지가 술, 여자, 도박이라 했는데 이번에 내가 한 건 도박이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는 공감과 아쉬움이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남 일 같지 않다. 수익이 고공행진하면 세상이 쉬워 보이고 그때 딱 부러지더라”, “난 9000만원이 140만원 됐다” 등 비슷한 경험을 털어놨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결핍감이 화를 부른 것 같다”, “35억원 찍고 배당주만 세팅해도 평생 놀고먹는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코스피 5500선까지…7거래일간 강제청산 3000억 육박
최근 국내 증시 급락장 속에서 빚을 내 투자한 이들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5500선까지 밀리면서 최근 7거래일간 투자자들의 강제청산 규모는 3000억원에 육박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간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금액은 총 298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대금을 결제일까지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레버리지 투자는 적은 자기자본으로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시장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빠르게 커진다. 특히 손실을 만회하려고 투자 규모를 다시 늘릴 경우 자산이 더 큰 폭으로 줄거나 강제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수 변동성이 극심한 국면에서 2배, 3배 레버리지 상품에 과도하게 진입하거나 빚을 내 매수하는 것은 손실 위험을 키우는 행위라며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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