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중국 여행사들이 북한 나선경제특구를 방문하는 ‘비즈니스 시찰’ 상품을 사실상의 우회 관광 상품으로 홍보하며 중국인 관광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활 킹크랩 한 근이 3000원에 불과해 해산물만 먹고 와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등 저렴한 현지 물가를 내세우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옌지 등 북중 접경지역 여행사들은 나선의 공장과 상업시설을 둘러보는 시찰에 현지 관광을 결합한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홍보하고 있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으로 북중 교류와 관광 재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문의도 늘고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왕복 4차선, 총연장 3026m인 신압록강대교는 북한 측 시설 조성 지연과 북중 관계 냉각 등으로 개통이 미뤄지다가 완공 12년 만인 지난 15일 공식 개통했다.
옌지의 한 여행사는 북한 방문을 문의한 고객에게 4박 5일 일정에 참가비 5999위안(약 120만원)인 비즈니스 시찰 상품을 추천했다.
참가자들은 첫날 중국 훈춘에 집결한 뒤 이튿날 취안허 통상구를 거쳐 북한 나선으로 들어간다. 현지에서는 정부 관계자와 좌담회를 하고 맥주·제지 공장과 신발 도매상가 등을 둘러본 뒤 관광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이다.
여행사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해당 상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나선의 해산물 가격을 강조하며 “나선의 해산물은 특히 저렴하며, 활(活) 킹크랩이 1근에 15위안(약 3000원) 정도”라며 “할 게 없으면 해산물만 먹고 와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소개했다.
참가를 위해서는 여권과 건강진단서, 영업허가증 등을 준비해야 한다. 일부 서류는 여행사가 대행할 수 있으며, 참가비에는 북한 측 초청장 발급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초청장 발급에는 조건이 붙는다.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본토 여권 소지자 가운데 18∼65세이며 최근 6개월 이내 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한 기록이 없는 경우에만 초청장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관계자는 “가고 싶지 않은 일정은 빠져도 좋고, 산업·관광 상품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개별 상담도 가능하다”며 “요즘 비즈니스 시찰에 대한 북한 측 심사 기준도 엄격해지고, 초청장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출발 일정은 이미 마감됐으며, 지금 신청하면 모집 상황에 따라 11월 초쯤 출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중국 여행업계는 본격적인 북한 관광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단둥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언제부터 관광비자 발급이 가능해질지 아직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한 상태”라며 “현재는 비즈니스 시찰 수속에 최대 20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광비자 발급이 재개되면 여행 수요가 대폭 늘 것”이라고 말했다.
bb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