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울산 한 안과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마취를 받다가 심정지 상태에 빠진 27개월 여아가 사고 발생 11일 만에 끝내 숨졌다.
16일 울산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사고 후 병원 치료를 받아온 A양이 지난 13일 오후 사망했다.
A양은 지난 2일 울산 중구 한 안과병원에서 속눈썹이 눈 안쪽으로 향해 각막을 자극하는 안검내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받다가 심정지를 겪었다.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아 심장박동은 회복했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해 다른 지역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아왔다.
사고 당시 병원 측은 마취제 투여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마취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담당 마취과 의사도 실수를 인정했으며 해당 의사와 보호자를 함께 만나 원인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마취 장비의 호흡 회로가 잘못 연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A양의 마취를 담당했던 프리랜서 마취의는 사고 며칠 뒤 장비를 살펴보다가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두 회로가 서로 반대로 연결된 것으로 보였다고 유족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양 사망에 따라 병원장과 마취의, 집도의 등 3명에게 적용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변경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전날 부검을 진행했다. 최근 병원을 압수수색해 수술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으며, 사고 당시 간호 인력 일부를 불러 조사했다. 마취의와도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관계자 진술과 부검 결과, 전문기관 감정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회로 연결 상태와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가 녹화되지 않은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촬영 의무가 발생하는 시점 등에 관한 자문을 거쳐 의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A양 어머니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지, 막을 수 있었다면 왜 막지 못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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