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서 10인 이상 지분 매집 정황…자본시장법 위반 공방
처분명령 시 대규모 매물 출회 우려…지분 경쟁 중대 변수
주담대 4322억 만기 촉박…주가 급락 땐 대주단 부실 전이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올해 장외에서 사들인 지분 일부를 둘러싸고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의무 규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해당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되고 주식 처분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올해 2월, 7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장외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총 939만7663주(13.74%)를 취득하기로 계약했다. 매입 전 신 회장의 지분율은 16.43%였다.
문제는 2월 거래 이후 이뤄진 7월 거래에서 공개매수 규정 저촉 소지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 제133조 제3항 및 시행령 제140조는 본인과 특별관계자 합산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6개월 이내에 장외에서 10명 이상의 주주로부터 주식을 취득할 경우 반드시 공개매수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월 13일 매도인 6명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441만32주)를 장외 매수했다. 이어 6개월이 지나지 않은 7월 7일 매도인 7명으로부터 지분 5.27%(360만4799주)를 추가 매수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1차와 2차 거래에서 확인되지 않은 3명이 동일인이라 하더라도 6개월 내 매도인 수가 최소 10명에 달해 법정 기준(10인 이상)에 저촉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개매수 규정을 위반해 취득한 주식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아울러 법 제145조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해당 주식 처분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과거 2014년 한국토지신탁 사례에서도 유사한 규정 위반으로 주총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바 있다.
만약 금융당국의 조사 등을 통해 법 위반이 확정돼 의결권 제한이나 처분 명령이 내려질 경우 신 회장 개인의 재무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처분 명령에 따라 시장에 대규모 매각 물량이 출회될 경우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 회장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총 4322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금융기관별로는 하나증권이 2342억원, 한국증권금융이 1980억원 규모다. 신 회장은 기존 NH투자증권 대출(1132억원)의 연장이 이뤄지지 않자 지난달 21일 이를 전액 해지하고 하나증권과 증권금융을 통해 대환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증권 대출분의 담보유지비율은 200%로 설정됐다. 주담대 약 4322억원은 전액 내년 3월 중하순 만기가 도래하며, 신 회장은 지난 2일에도 693억원 규모의 지분 추가 매수 대금을 주담대로 조달하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처분 명령 여파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담보유지비율 미달에 따른 추가 담보 요구 및 반대매매 위험이 불거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최대 대주인 하나증권 등 대주단의 여신 건전성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기존 대주가 기피한 대출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여신 심사 프로세스를 벗어난 무리한 승인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보물의 자본시장법 저촉 소지가 공시로 노출돼 있었음에도 수천억원대 대출이 신속히 대환된 배경을 두고, 여신 심사위원회의 의사결정 경위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수천억 원대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는 담보 주식의 법적 하자나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면밀한 법률 검토(Due Diligence)를 거치는 것이 기본”이라며 “기존 대주가 연장하지 않은 대출을 넘겨받으면서 기초적인 자본시장법 저촉 리스크조차 걸러내지 못했다면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시스템에 결함이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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