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30건 중 63% ‘관리종목’
상폐 절차 유예 호재로 급등세
실적악화기업도 급등…투자 주의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관리종목들은 오히려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법원 결정으로 시가총액 미달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가 유예되자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되고 실적이 악화된 기업까지 급등하면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과 12일, 13일 등 최근 3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한 사례는 총 30건으로, 이 가운데 관리종목이 19건(63.3%)을 차지했다. 8일에는 상한가 16개 종목 중 10개(62.5%)가 관리종목이었고, 12일에는 6개 중 3개(50.0%), 13일에는 8개 중 6개(75.0%)로 집계됐다. 특히 예선테크와 바이오인프라, 형지I&C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관리종목 주가 급등은 한국거래소가 7일 시총 미달에 따른 후속 상폐 절차를 유예한다고 발표한 후 두드러졌다. 거래소는 7월 1일부터 시행한 시총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되, 이달 2일부터 후속 상폐 절차를 유예했다. 다만 이미 상폐가 결정돼 거래가 정지된 주연테크·SHD·신라에스지·골드앤에스·케이엠제약·핀텔·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 등 8개사의 거래정지는 유지된다.
시총 기준 강화 시기를 이미 6개월 연기한 데 최근 법원 결정으로 후속 상폐 절차까지 중단되면서 부실기업 신속 퇴출 정책도 제동이 걸렸다. 거래소는 법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지만, 상폐 절차를 언제 재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면서 상폐 절차는 유예하는 상황이 계속돼 기업과 투자자들이 실제 퇴출 시점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졌다.
증권가에서는 상폐 우려로 하락했던 주가가 절차 유예를 계기로 회복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시총 200억원 기준에 미달한 기업들이 처음부터 시총 5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며 “100억~150억원 이상이었던 기업들이 상폐 우려로 하락한 만큼 최근 상승은 그동안의 하락분을 만회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기간 상한가를 기록한 기업 내에서도 실적이 크게 다르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확고하다면 상폐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 수요가 되살아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수년간 수익성이 좋지 않고 뚜렷한 실적 개선 요인이 없는 기업이 갑자기 상한가를 기록했다면 단기적인 투기적 매수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리종목들의 작은 시총과 낮은 주가도 급등 배경으로 꼽힌다. 시총이 작은 종목은 매수세가 집중될 경우 대형주보다 주가 변동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엄 연구원은 “주가나 시총은 시장의 평가이지 항상 기업의 내재가치를 안정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법원 판결 이후 불과 며칠 만에 급등한 종목들이 그 사이 기업가치까지 실질적으로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송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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