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7일 회장 취임

1년 동안 실적 고공행진…올해 역대 최대 전망

정 회장 주도 사업재편 긍정 영향

한국, 베트남 등 오가며 직원들과 소통

中 급성장은 리스크

가격 경쟁력 높이기 위해 동남아 진출 확대

신사업 SMR·엔진에 조단위 투자 단행

정기선(왼쪽 두번째) HD현대 회장이 지난 3월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를 찾아 현장 설비와 안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정기선(왼쪽 두번째) HD현대 회장이 지난 3월 베트남 중남부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를 찾아 현장 설비와 안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오는 1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지난 1년 간 조선과 건설기계 등 주력 사업의 재편을 주도하며 실적 신기록 달성을 이끌었고, 활발한 현장 경영을 통해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조선업에서 중국의 위협 등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정 회장은 해외 조선 인프라 확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재편 주도 및 활발한 현장 경영 눈길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취임 이래 HD현대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HD현대의 매출·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85조122억원, 13조2499억원이다. 지난해 달성했던 실적 신기록(71조2594억원, 6조996억원)을 1년만에 경신하게 된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주된 배경에는 조선·전력기기 시장의 호황이 자리잡고 있지만, 정 회장이 진두지휘한 사업구조 개편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말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을 마무리했다. 일련의 사업 재편은 조선·건설기계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 결과 조선업의 수주 경쟁력은 도크 확대로 향상됐고, 건설기계 사업은 선진 시장은 물론 신흥국에서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장 경영도 활발히 이어갔다. 취임 후 약 한 달 만에 청주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 음성 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건설기계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에 있는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에코비나를 찾았다. 정 회장은 현장을 둘러보면서 “회사 경영 기본은 현장이고,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에는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암모니아 추진 중형 가스운반선 아딘케르커(ADINKERKE), 알터(AALTER)의 명명식 현장을 찾았다. 이번 행사 참여는 친환경 선박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中과의 경쟁 승기 위해 印 등 해외 진출 확대

정기선(오른쪽) HD현대 회장이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립자와 회동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공식 SNS]
정기선(오른쪽) HD현대 회장이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립자와 회동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공식 SNS]

취임 1년만에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였지만, 정 회장에게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과제는 단연 중국과의 경쟁이다. 중국은 높은 가격 경쟁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앞세워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던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선 시장에서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해외 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에 신규 선박 인프라를 구축,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HD현대가 주목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이다. 조선업 육성을 추진 중인 인도는 최적의 사업 파트너로 HD현대를 주목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월 정 회장을 총리 관저로 초청해 조선업 상호 협력 확대를 논의한 바 있다. 이후 HD현대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와 조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차별화된 선박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탱크 LNG 화물창 기술이 대표적이다. HD현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이 기술은 선박 크기는 유지하면서도 화물창 사이 공간을 줄여 LNG 적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미래 먹거리 키우기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HD현대가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은 소형모듈원전(SMR)과 엔진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SMR과 엔진은 각각 AI 에너지원 ·발전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는 SMR, 엔진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1조722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는 정 회장 취임 이래 첫 조 단위 투자이다. 전체 투자액 중 8336억원은 엔진 신규 생산기지 구축에 투입되고, 나머지 2386억원은 SMR 주기기 제작 전용 제작 공장 건설에 사용된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 SMR 기업인 테라파워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SMR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5월 이후 3개월 만에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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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