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화장실·주차장, 농지전용 없이 설치 가능
농촌특화지구 주택·소매점 등도 허가→신고로 간소화
양식장 등 농지 일시사용 최대 12년→20년 연장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농사를 짓다가 이용할 화장실이나 작업차량을 세워둘 주차장을 농지에 만들기 위해 별도의 농지전용 절차를 밟아야 했던 불편이 사라진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농지의 일부로 인정해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농촌특화지구에 들어서는 주택과 소매점 등의 농지전용 절차도 허가에서 신고로 간소화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농지법 시행령’ 개정사항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농업인의 영농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농촌에 필요한 시설이 보다 신속하게 들어설 수 있도록 농지 규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농지에 농업인이 이용하는 화장실과 주차장을 설치하기가 쉬워진다. 농식품부가 실시한 농업인 설문조사에서 농작업 중 이용할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76.0%, 작업차량을 위한 주차공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4.5%에 달했다.
그동안 농지에 화장실이나 주차장을 설치하려면 별도의 농지전용 절차를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농업인 화장실과 주차장 부지를 농지의 일부로 인정해 농지전용 절차 없이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다.
농촌마을에 필요한 주택이나 소매점 등의 설치 절차도 간소화된다. 지금까지는 시·군이 농촌공간계획에 따라 주거·생활서비스 시설 등을 확충하기 위한 농촌특화지구를 지정하더라도 농지에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을 지으려면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했다.
앞으로는 농촌마을보호지구 등 일부 농촌특화지구에서 지구 조성 목적에 맞는 시설을 설치할 경우 허가 대신 신고만 하면 된다. 농촌마을보호지구에는 단독주택과 소매점, 휴게음식점 등이, 농업유산지구에는 전시장과 체험장, 야영장 등이 해당한다.
다만 모든 농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농업진흥지역 밖에 있는 농촌특화지구에서 지구별로 정해진 시설을 기준 규모 이하로 설치하는 경우에만 특례가 적용된다.
양식장과 양어장 등 농수축산업용 시설을 설치할 때 농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난다. 현재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은 최대 12년이지만 앞으로는 최대 20년까지 가능해진다. 최초 5년간 허가를 받은 뒤 5년씩 세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설치비가 많이 들고 장기간 운영해야 하는 시설의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농지법 위반 신고포상금도 대폭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농지법 위반을 신고한 뒤 검사의 공소제기 등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포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처분명령 등 행정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지급할 수 있다.
특히 1인당 연간 신고포상금 지급 한도가 기존 15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10배 오른다. 농지의 불법 임대차도 새롭게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를 보전한다는 원칙은 유지하되, 농사짓는 데 꼭 필요한 시설이나 농촌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시설 설치를 어렵게 만드는 규제는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농지 규제 개선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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