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10-10-10' 기보배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십-십-십(10-10-10)’ 장내아나운서 조지 테크미초프는 흥분한듯, 격양된 한국어 발음으로 기보배(27ㆍ광주시청)의 선전을 알렸다. 경기 막판 연달아 10점을 쏜 기보배는 8강전에서 최미선을 꺽은 멕시코의 알레한드라 발렌시아(21)를 꺾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보배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3ㆍ4위 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에게세트점수 6-4(26-25 28-29 26-25 21-27 30-25)로 이겼다.

가장 빛났던 동메달이었다.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혜진(29ㆍLH)에게 무릎을 꿇으며 결승행은 좌절됐다.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기보배는 “사실 개인전 2연패를 생각하긴 했다“면서도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비웠다”고 밝혔다.

이어 “(준결승전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내 기량을 맘껏 못 펼쳐서 아쉽다”며 “3~4위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긴장을 안 늦추려고 스스로 집중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기보배는 준결승 4세트 두 번째 화살을 3점에 맞춰 장혜진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예전에도 3점을 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끔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올림픽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동메달의 의미를 묻자 “더 소중한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대표팀 맏언니 장혜진이 이날 양궁 개인전의 주인공이 됐다. 최미선(21ㆍ광주여대)은 8강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에게 패하며 대회를 아쉽게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