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벡스, 스마트 물류 솔루션으로 쾌속 성장
국내 시장서 독보적 입지 구축 성공
35년 업력 담은 청라 R&D센터, 전진기지 역할
2년 연속 年수주 4000억원 돌파 성과
“전 산업 포괄하는 스마트 솔루션 리더로 성장 중”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 전경. [현대무벡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ba6b9c452412476190fd9a102b7ce58b_P1.jpg)
[헤럴드경제(청라)=서재근 기자] 국내 산업계에서 일반적인 제조업은 물론 이차전지, 제약·바이오, 이커머스 등 신산업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매년 빨라지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로 생산연령인구 감소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 확산 등 급변하는 시장·산업환경이 이 같은 변화를 더욱 부추긴다.
최근에는 단순한 기계화를 의미했던 ‘물류 자동화’를 넘어 기계·장비, IT 등 다양한 산업이 융복합되는 ‘스마트 물류’ 분야가 더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 지난 35년 동안 쌓은 노하우와 고도화한 물류 기술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테크기업이 있다. 토털 스마트 물류 솔루션 전문기업 현대무벡스가 그 주인공이다.
산업 변화 흐름 읽는 ‘혜안’…스마트 물류 숨은 강자가 되다
![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 연구원들이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무벡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942feb7a0e3b4b6cb7c2ffcaa6c2c724_P1.jpg)
현대무벡스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그룹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다. 35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스마트 물류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현대무벡스는 지난 1989년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사업부로 시작, 2017년 독립 법인으로 분리했다. 이후 2018년 IT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와 합병, 기계·장비(HW)와 제어시스템(SW) 역량을 모두 갖춘 스마트 물류 전문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그동안 거의 모든 산업에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공급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류 자동화라는 생소한 업종 탓에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현대무벡스가 최근 스마트 물류 시장에서 숨은 강자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한발 앞서 산업환경 변화를 내다본 ‘혜안’이 한몫을 한다.
산업계에서 물류는 단순한 운송의 개념을 넘어 입고와 출고, 공정과 공정, 산업과 산업을 잇는 모든 물자의 흐름을 포괄한다. 때문에 자동화는 효율 증가, 원가 절감 등 경쟁력과 직결된다. 현대무벡스는 빠르게 진화하는 첨단 IT기술이 물류 자동화와 융합할 것으로 내다보고, 스마트 물류를 신성장 먹거리로 낙점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 같은 예상은 적중했다. 최근 이차전지, 제약·바이오, 이커머스 등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스마트 물류 도입이 급증하며,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인터랙트 애널리시스 등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글로벌 물류자동화 시장이 약 1064억달러(약 15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2년 대비 2.5배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산업의 성장률까지 반영되면 스마트 물류 시장은 훨씬 더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연 매출 7분의 1 ‘통 큰 ’ 결단…‘R&D’산실서 미래 시장 선점 포문을 열다
![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 전경. [현대무벡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f39399d65a2e4bf78076bfd3ae429dd9_P1.jpg)
현대무벡스가 지난 2019년 약 220억원을 투자해 청라 IHP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약 6612㎡ 부지에 세운 청라 R&D센터는 과감한 신사업 투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당시 업계에서는 “연 매출 1000억원대(약 1720억원) 기업으로서 매우 파격적인 투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관련 “물류 자동화에서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 물류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도하는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뤄진 통 큰 투자가 유의미한 개발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직접 찾은 청라 R&D센터는 구축 5년 만에 주력 제품인 스태커크레인 등 자동창고시스템(AS·RS)의 고도화와 무인이송로봇(AGV) 등 다양한 물류로봇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었다.
특히 AGV로 대표되는 물류로봇 개발과 로봇제어시스템에 대한 고도화 노력으로 미래 시장 선점의 포문을 열었다. AGV와 자율주행 모바일로봇(AMR)은 컨베이어 중심의 기계식 이송 자동화를 IT 중심의 지능화로 격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 물류 시장의 ‘핵심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에서 무인이송로봇(AGV) 시연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무벡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d194f61c04c74f23982a7448ce0fcdfc_P1.jpg)
현대무벡스는 청라R&D센터에서 완성한 자체 기술로 만든 수십 종의 AGV를 이차전지, 제약·바이오 등의 국내외 산업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갠트리로봇(피킹·이송 로봇) 국산화에 성공, 글로벌 타이어 기업에 공급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22년 4월 문을 연 네이버의 신사옥 ‘1784’에 세계 최로로 적용된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도 이곳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영호 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 본부장은 “네이버와 공동 개발해 1년 만에 제작을 완료, 테스트를 거쳐 2021년에 100대가 넘는 로보포트를 설치했다”며 “시제품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현장 설치 후 속도 등 문제가 발생했고, 1년 가까이 R&D 연구원이 직접 현장에 상주하며 시스템을 보완해 정상적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상 이론과 실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이 격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R&D센터의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시로 변화하는 광대한 현장 데이터를 잘 읽어내고,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화 과정이 동반됐을 때 고객 만족으로 선순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캔트리로봇이 타이어를 옮기고 있다. [현대무벡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7a683f8b51194c2eb2c45f2a900a2516_P1.gif)
현대무벡스의 R&D 투자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현대무벡스의 연구개발(R&D) 비용은 매출의 약 1.9%인 65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4.5%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7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개발자 회의를 열고, 연구진들이 직접 나서 회사가 보유한 AI·로봇 기술의 고도화와 개발 방향성을 논의하고, 스마트 물류 융합 방안을 모색했다.
도익한 현대무벡스 대표는 “AI와 로봇은 스마트 물류의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도 AI 활성화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 업무개선 등의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 임직원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챗GPT(생성형 AI)의 도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등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크린 도어 2개 중 1개는 ‘메이드 인 현대무벡스’…해외서도 눈도장
![현대무벡스가 시드니지하철에 구축하고 있는 스크린도어 가상도. [시드니메트로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c16d06dcf1324c5d971385670bacd24f_P1.jpg)
현대무벡스의 강점은 스마트 물류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현대무벡스는 국내 역사 내 스크린도어(PSD) 분야에서 과반에 달하는 독보적인 점유율로 탄탄한 사업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1999년 전신인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사업부 시절 국내 최초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도입한 현대무벡스는 현재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300개 이상, 전국적으로는 400개 이상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공급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지난 2022년 12월에는 호주 시드니 지하철 스크린도어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첫 해외 선진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당시 수주액은 약 775억원에 달하며 사우스웨스트 노선 10개역(메릭빌~뱅크스타운)에 스크린도어 360개와 안전발판 170개를 제작·공급, 현재 막바지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호주 수주 당시 3년 동안 이어진 긴 입찰 과정에서 100만회 개폐 테스트 등 난이도 높은 검증 절차를 모두 통과했다. 스크린도어의 성능은 물론 신뢰성, 안정성까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높은 평가를 얻었다. 특히 객차와 승강장 사이의 틈을 메워주는 ‘기계식 안전발판’은 승객 안전을 지키는 유용한 자동 설비로 현지 고객사와 언론의 각별한 조명을 받은 바 있다.
현대무벡스 측은 스크린도어 산업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한 핵심 요인으로 ▷우수한 시공 능력 ▷고도화된 기술 ▷숙련된 전문인력을 꼽는다. 먼저 현대무벡스는 스크린도어 구제체를 모듈화해 어떤 환경에서도 제작·조립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통상 1개월 이상 걸리던 설치 기간을 20일로 줄였다.
![호주 헐스톤파크역에서 현대무벡스의 스크린도어 및 안전발판이 설치되는 모습. [시드니메트로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30/news-p.v1.20250427.096226790ffe4a77a55682a38f8c277a_P1.jpg)
또한, 열차출입문 검진센서방식과 자동열차시스템(ATO) 연동 방식, 무선 통신을 이용한 R/F제어 방식 등 역사 환경에 맞춘 최적화 기술을 확보한 것은 물론 스크린도어 설계·제작·시공 등 분야별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수주 수행 및 유지·보수까지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 있다.
향후 우호적인 글로벌 수주 환경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시장의 경우 스크린도어 보급률은 국내에 비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북미나 유럽 등 선진시장조차도 지하철 노후화로 인해 대부분 스크린도어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요 산업 보고서(Verified Market Reports, Market Research Future, Statista 등)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스크린도어 시장은 80억달러(약 11.5조원)에 이르며, 오는 2028년까지 120억달러(약 17.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향후 지하철 환경을 개선해야 할 선진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중동, 남미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도시 개발이나 신규 철도 구축 계획 등은 현대무벡스의 큰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수주 날개 단 현대무벡스 “실적도 훈풍”

이처럼 과감하고, 신속한 신사업 투자를 기반에 둔 글로벌 확장 전략이 빠르게 성과를 보이면서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2020년 이후 중국·동남아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북미·호주 등으로 사업영토를 넓혔다.
특히 이차전지 스마트 물류 사업에 진출, 북미권 시장 중심으로 굵직한 수주를 잇따라 성공했다. 이를 통해 2023년 4011억원, 2024년 4200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수주 4000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창사 이후 최대의 수주 성과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1월 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공장 ▷4월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사 미국 양극재공장 등 대형수주에 성공하는 등 이차전지 셀에서 소재 공정까지 스마트 물류 사업영역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대형수주를 바탕으로 실적도 날개를 달고 있다. 현대무벡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4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93%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3414억원으로 같은 기간 27% 늘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540% 늘어난 2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2018년 회사 창립 이후 역대 최대치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자동화 솔루션이 AI·로봇 등 미래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무한한 확장성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물류를 넘어 전 산업을 포괄하는 스마트 솔루션 리더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에도 핵심사업 고도화 전략을 적극 실천해 탄탄한 지속 성장 기반을 지속해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