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계속되는 폭염에 연일 전력수요가 경신하면서 5년 전 9ㆍ15 대정전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정부는 예비전력이 여유가 있는 만큼 순환단전 등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상 당분간 누진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최고전력수요(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순간 최고전력수요의 평균치)는 역대 최고 수치인 8370만㎾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한때 순간 최고전력수요는 8440만㎾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후 3시 기준 최대전력공급 능력은 8961만㎾로 예비율은 7.0%(예비력 591만㎾)를 기록했다. 예비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올해 세 번째다.
예비력이 5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경보(준비 단계)가 발령된다. 예비력에 따라 관심(400만㎾ 이하), 주의(300만㎾ 이하), 경계(200만㎾ 이하), 심각(100만㎾ 이하) 순으로 구분된다.
심각 단계에서는 강제 단전조치인 순환단전이 이뤄진다. 2011년 9·15 대정전이대표적인 순환단전이다.
전력 대란을 언급할 때 흔히 쓰이는 용어인 블랙아웃(blackout)은 전력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전체 전력망이 다운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전력공급이 작년보다 250만㎾ 증가해 여름철 최대전력공급이 9천210만㎾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예상보다 전력수요가 더 늘었지만, 과거 순환단전과 같은 사태는 빚어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던 원전 한빛 2호기의 재가동이 늦어지는 등의 이유로 최대전력공급 능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아직 예비력에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업부는 전력수급 비상경보 단계까지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석탄화력발전기 출력향상(49만㎾) 등을 통해 418만㎾의 가용자원을 비상시에 동원할 계획이다. 상황이 나빠져 비상경보가 발령되면 민간자가발전기 가동 등 비상단계별 대책을 통해 252만㎾ 규모의 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현재 정비 중인 월성 1호기 등 발전기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운전 중인 4개 발전소의 생산전력도 수급상황에 따라 예비력에 포함해 운영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문을 열고 냉방하는 사업장을 단속해 과태료(최대300만원)를 물릴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과태료 부과 없이 개문 냉방 영업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절전 캠페인만 벌여왔다.
한편 이처럼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은 최근 일고 있는 전기요금 개편 필요성관련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폭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 단가가 가파르게높아지는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력수급 비상경보 발령까지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당분간 누진제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누진제를 완화해달라는 것은 결국 요금 부담이 줄어들면 전기를 더 쓰겠다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누진제를 개편하면 전력수급 자체에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