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검찰이 지난 4·13 총선에서 불법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을 불구속 기소했다. 두 번의 사전구속영장 청구가 모두 기각되면서 검찰은 영장 재청구 대신 불구속 기소로 방향을 틀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강정석)는 신당 창당 및 20대 총선 과정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빌미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로 박 의원을 불구속 기소하고 관련자 4명을 구속하는 등 총 10명을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하기 전, 신민당 대표로 있으면서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모(64) 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3억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김 씨가 20대 총선 출마를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고 김 씨를 사무총장에 맡기고 창당비용 조달을 지시하는 등 공천헌금을 요구했다.
검찰 조사 결과,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김 씨로부터 꾸준히 창당비용과 선거비용을 지원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 1월에 박 의원과 부인에게 각각 현금 1억원을 선거 비용에 쓰라며 직접 건네기도 했다. 공천헌금을 대가로 김 씨는 실제로 지난 3월 국민의당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 김 씨는 공천 신청서에 입회인으로 박 의원을 적기도 했다.
검찰은 공천헌금 이외에도 박 의원이 선거 당일에 군의원과 도의원 등에게 선거운동용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과 검찰 수사 중 선거비용을 불법으로 지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박 의원은 8000여만원 상당의 선거홍보물을 납품받으면서도 세금계산서에는 3400만원으로 허위로 기재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축소 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범죄에 가담한 회계책임자 김모(51) 씨 등 선거캠프 관련자 9명을 함께 기소한 상태로, 공천헌금을 제공한 김 씨는 지난달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박 의원 측에서 말을 맞추고 증거를 숨기는 등 수사 진행에 상당한 애로점이 있었다”며 “압수수색 및 계좌추적 등을 통해 혐의를 밝혀냈고 앞으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