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이 25일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77쪽에 달하는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반국가 세력을 향한 것이었으며, 독재와 집권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반면 국회 탄핵소추위원 측은 “이번 탄핵은 헌법 수호를 위한 것이며,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는 또다시 계엄 사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강변했다. 그동안 국회와 대통령 측은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고,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며 법적 논의를 이어왔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결만이 남았다.
윤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가 위기 상황과 비상사태에 처해 있음을 선언한 것”이라며 “국민을 억압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초래된 혼란과 피해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국민 기대 수준에는 못미쳤다. 탄핵이 기각되면 국무총리에게 내정 권한을 대폭 이양한 뒤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에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헌재 판결에 무조건 승복하겠다는 명시적 언급도, 국민 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 탄핵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 탄핵 심판은 헌정사에서 가장 엄중한 순간 중 하나다. 법의 최후 보루로서 그 어느 때보다 임무가 막중하다. 계엄이 초래한 사회·경제적 혼란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다수 논리가 아닌 균형감을 갖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만 국민 설득이 가능하고 판결이 특정 정치 세력의 입맛에 따라 좌우됐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야가 헌재를 압박해서도 안 되고, 헌재 역시 어떤 정치적 고려가 있어선 안 된다. 법관 한 명 한 명의 엄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사회적 후폭풍은 불가피하다. 리얼미터 여론 조사에 따르면 탄핵 인용이 52%, 기각 45.1%로 팽팽히 맞서 있다. 중요한 것은 법적 판단이고 모두가 승복하는 일이다. 만약 헌재 결정을 부정하고 거리로 나가 힘으로 뒤집으려 한다면, 우리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국민 갈등을 봉합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본인 잘못은 없는데 불온한 야당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야당의 줄탄핵과 입법 폭주가 문제였더라도 그에 대한 대응이 정당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헌재의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통합을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 헌재 판결 전이라면 더 좋다. 대통령의 품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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