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ㆍ이영돈 인턴]10.9%, 4월 청년 실업률이 2월과 3월에 이어 또 역대 동월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높아만 가는 취업 문턱을 넘으려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취준생들에게 이 시(詩)를 전합니다.

<자소서 쓰기> 무엇이 필요한가? 채용 공고를 확인하고, 자소서를 써야지

살아온 세월에 상관없이 이력서는 스펙이 좌우하는 법 높은 학점과 적절한 인턴 경력은 이력서 의무 조항

지혜는 학벌로 대체하고, 불완전한 기억은 그럴싸한 성과로 탈바꿈시킬 것 부모님 직업이 좋은 경우만 스펙으로 취급되고 금수저로 태어난 지원자는 우대될 것

네가 누구를 존경하느냐 보다, 누가 네 친척인지가 더 중요하지

여행은 오직 이색 여행만 기입할 것 교훈은 제외하고, 수상 경력만 기록할 것 동기는 생략하고, 봉사 시간만 적을 것

이렇게 쓰는 거야 마치 시간을 단 한 번도 허비한 적 없고, 언제나 이 회사를 꿈꿔왔던 것처럼

생활신조, 성격 장단점, 지원동기, 과거경험, 그리고 장래포부는 적당히 부풀리고 꾸며야지 꿈보다는 안정성이, 적성보다는 회사 평판이 더 중요하고, ‘너’라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보다 연봉액수가 더 중요한 세상이야

채용담당자들 마음에 들 법한 선명한 증명사진은 필수 네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생겼는가는 더 중요하지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 이런, 서류 광탈하는 소리잖아 그렇게 우린 실망을 머금고 다시 자소서를 쓰러 가겠지

우리는 언제까지 껍데기만 보여줘야 하는 걸까 지긋지긋한 미로를 탈출하는 날은 언제 올까

*이 카드뉴스는 비스와봐 쉼보르스카의 시 <이력서 쓰기>를 패러디 해 구성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