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정진영 기자] 가수이자 작가인 헤럴드경제 정진영 기자. 그가 추천하는 싱글 앨범입니다.

▶ 프롬(Fromm) ‘달밤댄싱’ 싱글 믹스= “오늘의 달은 7번째의 달/나의 하루와 참 닮았네요/오늘은 그댈 봤으니 아마 며칠쯤은 더/버텨 볼 수도 있을 거야”

이젠 이름만 보고도 믿고 들을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 프롬의 기분 좋은 변신입니다. 프롬은 빈티지하면서도 기품 있는 포크 사운드 위에 특유의 개성적인 보컬로 자신 만의 영역을 확보한 뮤지션이죠. 그러나 프롬의 진화를 햐안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프롬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정규 2집 ‘문보(Moonbow)’의 타이틀곡 중 하나였던 ‘달밤댄싱’이 리믹스를 통해 신곡이나 다름 없는 모습으로 변신하다니 말입니다.

원곡의 드럼을 재녹음한 버전 싱글 믹스 버전만 듣고 지나치지 마시길. 일렉트로닉 밴드 루디스텔로(LudiSTELO)와 D.D.N.J가 리믹스를 맡은 버전은 원곡을 매력적인 클럽튠으로 변모시켰으니 말입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비트에 생각 이상으로 잘 달라붙는 프롬의 목소리도 매력적이고요. 이제야 비로소 ‘달밤댄싱’이란 제목이 제대로 어울리는 노래가 탄생했습니다. 멋진 팬서비스입니다.

▶ 강산에 ‘천천히 걷는다’= “천천히 더 천천히 길을 걷다 보면/잃었던 그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을까/품었던 꿈들은 멀어지고 있지만/그리운 밥 한 공기 또 먹고 싶다”

늦은 밤 허기만큼 풀기 어려운 시험도 많지 않을 듯합니다.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일만큼 인간적인(?) 고뇌가 또 있을까요? 먹으면 다음 날 아침 후회할 것이란 걸 알면서도 치킨집 전화번호를 누르는 모습만큼 처절한 모습이 있을까요? 최근 SBS 심야드라마 ‘심야식당’은 이 같은 고민을 더욱 증폭시킨 주범이죠. 깊은 밤에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이는 음식들은 어찌나 맛깔나게 보이는지 말입니다.

‘심야식당’ 8화 ‘버터라이스’ 편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천천히 걷는다’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란 반찬을 허기에 담아 들려줘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저녁 무렵 온 동네에 풍기던 밥 짓는 냄새는 이제 추억 속의 냄새이니까요. 드라마의 OST를 맡은 밴드 두번째달의 서정적인 연주 위에 ‘한국’이란 국적을 성대에 새겨넣은 듯한 강산에의 텁텁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그리움의 정서를 더합니다.

※ 살짝 추천 싱글

▶ 윤종신 ‘뷰티 인사이드’= 매달 싱글을 발표하면 망작도 나올만한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조규찬 특유의 편곡과 매력적인 코러스, 그리고 기교를 덜어낸 윤종신의 담백한 목소리. 도회적인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멋진 곡.

▶ 수상한 커튼 ‘연애시대’= ‘썸’ 혹은 ‘밀당’이라고 부르는 관계의 모호함에 지쳤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모든 것을 감싸줄 것 같은 편안한 목소리와 멜로디에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 서로 알 것 아는 나이이면 먼저 다가가는 게 상책임을 깨닫게 하는 곡.

▶ 뷰티핸섬(BeautyHandsome) ‘렛츠 댄스(Let’s Dance)’= 경쾌한 밴드 사운드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일렉트로닉 비트가 만나 빚어내는 청량함. 여느 EDM 못지않은 신나는 댄스 뮤직.

▶ 인순이 ‘피노키오’= 거두절미하고 환갑을 앞둔 나이에 이런 펑키한 사운드의 곡을 불러 들려줄 수 있는 디바가 국내에 몇이나 있나? 후렴구의 중독성도 상당하지 않나? 인순이는 이젠 싱글이든 앨범이든 내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