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와 강력한 경제 지표로 올해 이미 급등
미 대통령 선거일 앞두고 달러화 상승 대부분 이뤄져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월가 주요 금융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가 내년 하반기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트럼프 주도한 달러화 강세, 내년 말 현실 점검’ 제하 기사에서 모건스탠리, JP모건 체이스 등의 전략가들 6~7명이 달러화가 내년 중반 최고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프랑스 은행 소시에떼 제네랄 역시 국제 달러화 가치의 주요 지표인 ICE 미 달러 지수가 내년 말 6%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달러는 트럼프의 미 대선 승리와 강력한 경제 지표로 트레이더들이 내년 연준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예측을 낮추면서 올해 이미 급등해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통화 전략 책임자인 키트 주크스는 달러 강세로 인해 “배탈이 나고 있다”며 “우리는 자산 가격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올해 들어 6.3% 올랐고, 이러한 상승의 상당 부분은 11월 치러진 미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매슈 혼바크 거시경제 전략가와 제임스 로드 외환·신흥시장 수석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말 달러화 가치가 현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이것이 향후 수개월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복잡하게 할 거라는 기대감이 랠리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명목 금리에서 물가 상승 효과를 뺀 실질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위험 선호심리 개선 효과가 맞물리면서 달러화에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다.
실질 금리 하락으로 달러화를 보유할 상대적인 매력도가 떨어지는 가운데 투자심리 개선으로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니얼 토본 시티그룹 전략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잠재적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들이 달러화 강세에 베팅해온 투기 세력을 실망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투기 세력은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 정책이 본질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란 관측에 달러화 매수 포지션을 구축해왔지만, 실제 정책이 실행될 경우 이런 분위기가 뒤집힐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포인트72 애셋매니지먼트의 소피아 드로소스 전략가는 달러화에 대한 낙관론이 이미 가격에 많이 반영됐다면서 유럽 등 미국 이외 지역에서 성장세가 회복될 경우 달러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로소스 전략가는 유럽연합(EU)이나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행보 등을 언급하며 “내년 들어 글로벌 경제가 강해질 수 있는 기반 요소들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JP모건의 미라 챈던 글로벌 외환전략 공동수석도 “연준이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달러화가 상대적인 금리 및 성장세 우위를 잃게 된다면 달러화 약세가 매우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