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하는 시장…환율 1500원 공포 완화

탄핵 직후 환율 1431.0원으로 개장

“트럼프 2기 등 强달러 요인은 여전”

“12월 美 FOMC 촉각...달러 변동성 확대”

탄핵 표결 앞두고 관망세 보이는 증시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다 1433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관계자가 시황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외환시장에선 대형 불확실성을 일부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간 정치 불확실성을 밀어 올린 환율 상승분은 일부 되돌려지면서 1410~1460원선을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주 전 세계에서 최소 22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2.0원 내린 1431.0원으로 개장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는 1400원 근방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계엄령 선포 이후 1410원대, 탄핵 정국에 진입하면서 1430원대까지 올랐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전후로 정국 불안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코스피 상승폭 축소와 함께 전날(13일) 1430원 중반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에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추경 논의에 여야가 이견이 없다는 점도 안도감을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정부 재정 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 침체”라며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재만·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탄핵 가결로)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분은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물론 헌재 판결과 6인 체제라는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정치 불안보다 추경에 더 민감한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은 1400~1460원선을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예상치를 살펴보면, ▷iM증권(1410~1460원) ▷현대차증권(1400~1440원) ▷하나증권(1410~1430원) 등 순으로 상단이 높았다. 이달 고점 수준을 크게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트럼프 집권 2기 등 미 달러 강세를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여전히 많아 1400원을 밑돌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2017년 3월 당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7원 내리는 수준에 그친 만큼, 대외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매파적으로 변모할 연준, 트럼프 2기발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환율은 144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향후 환율 변수로 작용할 주요 일정에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등이 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회의 탄핵 결정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생겼지만 FOMC 회의 결과 등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여지는 충분하다”면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을 제시할지가 달러화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