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접수 후 첫 출근길
문형배 헌재소장 ‘밀착 경호’
5인 재판관 묵묵부답…김형두 “신속·공정”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된 헌재가 9인 체제 완성을 전제로 심리에 돌입했다. 6인의 헌법재판관은 공석인 3인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준비 절차를 이어간 뒤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날 오전 헌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12월 안에 9인 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6인 체제에서 탄핵 심판 및 결정이 가능한지 논란이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김 재판관은 이어 “신속하고 공정하게 하겠다”고 답한 뒤 헌재 안으로 들어갔다.
공정성 문제가 없도록 완전체인 ‘9인 체제’를 전제하고 향후 재판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회는 정계선·마은혁·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조율하는 등 후임 재판관 임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6시 15분께 헌재에 국회의 탄핵소추안 정본이 접수되면서 공은 헌재로 넘어왔다. 사건번호는 2024헌나8, 사건명은 ‘대통령(윤석열) 탄핵’이다. 재판관들은 주말 동안 출근하지 않고 각자 자택에서 사건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재판관들은 헌재에 탄핵 심판이 접수된 지 이틀째인 이날 헌재로 첫 출근했다. 김 재판관을 제외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김복형 재판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헌재 안으로 들어갔다. 문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8시 34분께 헌재에 도착했다. 문 권한대행이 탑승한 차량 뒤를 검은 차량 한대가 뒤따라 들어와 밀착 경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헌재가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하면서 평온하던 헌재 앞 분위기도 달라졌다. 경찰들은 아침 7시께 이미 헌재 앞 대기를 마치고 경비 중이었다. 경찰 기동대 차량 3대, 경찰 방송 차량 1대가 헌재 앞에 줄을 섰다. 10명 남짓한 경찰 인원이 헌재 앞을 지키며 혹시 모를 소요 사태에 대비 중이었다.
지난 2주간 여의도를 메웠던 탄핵 집회와 광화문에 집결했던 보수 집회 참석 인원들도 헌재 앞으로 속속 모일 것으로 보인다. 진보성향 단체인 촛불행동은 오는 16일부터 탄핵 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앞 헌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수성향 단체들 또한 헌재 앞 집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일정 및 증거조사 절차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탄핵 심판을 관장할 주심 재판관과 변론기일 시작 전 준비 절차를 진행할 수명재판관 2명, 탄핵 심리를 도울 헌법재판관 TF(태스크포스) 구성 등 기본 절차가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