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시총 비중 33%대 무너져
코스닥 10%대 상승…격차 22.29%p까지
5개월째 코스피 순매도·코스닥 순매수
바이오·이차전지 중심 매수세 지속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달들어서는 연중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 비중 33%선이 무너지고 코스닥 비중은 10%대로 올라오면서다. 외국인들의 코스피 매도세가 5개월째 지속되는 반면 바이오·이차전지주 중심으로 코스닥 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코스닥 외국인 시가총액 격차는 22.90%포인트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총 내 외국인 비중은 32.80%, 코스닥은 9.98%였다. 지난 14일 코스피·코스닥 격차는 22.29%포인트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정도로 거리가 좁혀진 건 지난해 1월 3일(22.07%포인트) 이후 23개월만이다.
연초 외국인의 코스피·코스닥 비중 격차는 23.56%포인트였다. 코스피가 2900선을 바라보던 7월에는 격차가 26.4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당시 코스피 시총 보유 비중이 36.11%를 기록하며 2021년 4월(36.30%) 이후 39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외국인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23조원)로 코스피를 순매수하면서 비중도 증가했다. 이후 격차가 줄어들면서 이달 들어 22%대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반면 줄곧 9%대를 기록하던 코스닥 시총 비중은 이달 8거래일 동안 10%대 기록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간극이 좁혀진 건 외국인 매수세가 하반기 내내 엇갈리면서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7월(-16조9394억원) ▷8월(-28조6821억원) ▷9월(-79조2132억원) ▷10월(-47조원) 순매도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2조727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코스닥은 ▷7월(215억원) ▷8월(124억원) ▷9월(2569억원) ▷10월(361억원) 순매수세다. 이달도 3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하반기 가장 많이 순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알테오젠(2530억원)이다. 이를 포함해 ▷에코프로(1738억원) ▷에코프로비엠(1687억원) ▷파마리서치(1686억원) ▷엔켐(1283억원) ▷리가켐바이오(1035억원) 등 6개 종목을 1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달에는 에코프로(1125억원), 엔켐(856억원), 에코프로비엠(499억원) 등 이차전지주 종목이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하반기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15조6755억원), SK하이닉스(-2조2386억원) 등 반도체를 대거 팔아치웠다.
이달 바이오주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고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미국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섹터별 하락폭도 가장 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주를 내년 유력한 주도주 후보로 꼽는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가 흥행인데다 생물보안법이 최종 통과되면 CDMO 분야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가 점차 글로벌 바이오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2025년 국내 바이오는 글로벌과 ‘동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핵심 변수인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차전지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중국 관세 상향 조치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이 나온다. 완전자율주행(FSD) 승인에 전기차 침투율 상승이 기대되고, 현지 공장 보유 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내년 이차전지 업황의 전개는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 판단되지 않으며 오히려 국내 업체들에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2026년 이차전지 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은 회복을 위해 준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