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행사서 밝혀

인재 중요시 한 최종현 선대 회장 의지로 설립

“사회 문제 해결하는 인재 더욱 중요해질 것”

행사에 장녀 최윤정씨, 장남 최인근씨 참석

“미래 인재 육성은 본인들의 몫”

최태원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미래인재 콘퍼런스의 ‘인재토크(Talk)’ 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SK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건 ‘디자인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26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미래인재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시대 필요한 인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디자인 능력은 스스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을 내린 후 시간 등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최 회장은 정의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태원 회장의 선친인 고(故)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신념으로 1974년에 설립됐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재단명에 회사 이름을 넣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은 1998년 제 2대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선대 회장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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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26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미래인재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최태원 회장은 이날 행사 프로그램인 인재 토크(Talk) 세션에서 인재를 지식·지혜·지성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눈 뒤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사람을 인재라고 정의했을 때 인재는 지성”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자질로 디자인 능력과 함께 입체적 위치 인지, 사회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언급했다. 입체적 위치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놓인 정확한 위치를 우선 파악한 후 (앞으로 실천해야 할)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최 회장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가치가 있는데 현재는 (사람들이) 돈과 관련된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재 교육 방향에 대해서는 “인재가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그리는 즉 ‘셀프 디자인’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선대 이사장의 미래 인재 육성 디자인은 ‘공부는 잘하는 데 가난한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트를 미국으로 보내서 최고의 학자들과 겨루고 경쟁하면서 그 레벨에 맞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해외 유학을 보내는 위탁 교육, 대학 교육 등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획일적인 형태의 교육이 아닌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맞춤형 교육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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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학부생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교육 연수 프로그램 ‘인재림’을 언급하면서 “더 이상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장학생으로 뽑지 않는다”며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스마트하게 풀어나가는지 주목한다”고 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미래인재 콘퍼런스 이후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재단 성과와 비전이 소개됐다. 최종현 선대 회장 모습을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 참석자들에게 인사하는 시간도 가졌다. 영상 속 최종현 선대 회장은 “50년 전에 내가 꿈꿨던 이상으로 재단을 성장시켜 준 최태원 회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념식에서 사자성어인 ‘음수사원(우물물을 먹을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하라)’을 언급하면서 “우물을 처음으로 판 사람이 있기에 오늘날 물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며 “여러분들도 우물을 새롭게 파는 것과 근원에 대해 생각하면서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SK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언급하면서 “최종현학술원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과학 기술 분야에 매진하고 있으며, 사회적가치연구원은 학문적인 내용을 현실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들을 하나로 통합해 연구 활동에 이바지할 수 있는 또 다른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지식이 선순환되고 지성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50년 동안 인재 육성은 물론 국제학술교류 사업, 청소년 대상 지식 나눔 등을 진행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비롯해 코로나 등 위기 속에서도 장학생들이 학문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했다. 그 결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출범 후 50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고, 세계 유수 대학의 박사 1000여명을 배출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새 비전으로 ‘KFAS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KFAS형 인재는 ▷다각적 지식을 갖추고 초융합 시대 선도(Knowledge-driven) ▷확장적 사고로 미래 사회 문제 정의(Forward -thinking) ▷협력을 토대로 도전적으로 문제 해결(Action-oriented) ▷자발적 기여로 포괄적 공동체 형성(Socially-conscious) 등을 이루는 인재를 말한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회장 장녀이자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인 최윤정 씨와 장남인 최인근 SK이노베이션 E&S 패스키 매니저가 참석했다. 최윤정 씨는 미래인재 콘퍼런스부터 기념식까지 자리를 지켰다. 최인근 씨는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지 배워야 할 것 같아 참석하라 했다”며 “미래세대는 본인들이 맡아야 할 몫”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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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SK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