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본관 점거 해제 후 논의 이어가자”
총학생회 “남녀공학 전환 전면 철회해야 점거 풀어”
양측 평행선 달린 3차 면담… 추후 만남 일정 못잡아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학교 측과 학생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김명애 총장 등 동덕여대 측과 대학교 총학생회측이 25일 3차 면담을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한 채 결렬됐다. 대학본부는 ‘일단 본관 점거 해제 후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을 밝혔고, 총학생회측은 ‘남녀공학 전환 전면 철회 없이는 점거를 해제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양측은 추후 만남 일정도 잡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3차 면담에는 처음으로 동덕여대 김명애 총장도 참여했다. 지난 21일 동덕여대 측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2차 면담을 진행했는데, 당시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측은 공학 전환에 관한 논의를 잠정 중단하는 걸 전제로 대학본부가 25일 입장문을 내준다면, 총학생회 측 또한 본관을 제외한 건물 점거를 해제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주말사이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측의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이번 면담 자리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책임자를 가려내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고,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공학 전환 논의를 당장 철회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학생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인터뷰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날 면담의 대부분은 이런 보도의 경위를 따지며 합의한 바를 서로가 무산시켰다며 책임 공방만이 오갔다.
결국 대학본부 측은 ‘본관 점거를 해제하라’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고, 총학생회 측은 ‘학생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와라’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 한 채 면담이 끝났다. 이후 면담 날짜 또한 잡히지 않았다.
이날 오전 면담 후 동덕여대 측은 김명애 총장 명의로 “오늘 총학생회와의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지난 주 상호 협의한 내용과는 달리 총학생회는 다시금 공학 전환 논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인 본관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며 “대학은 학내 정상화를 위해 폭력사태, 교육권 침해, 시설 훼손 및 불법 점거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단호히 실행해 학교를 지켜나가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총학생회 및 재학생을 사칭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인스타그램 계정 등이 다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은 사칭과 허위사실 유포, 소통 창구로 접수되는 욕설과 비방글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동덕여대 사태와 관련한 고발이 총 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부분 제3자가 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고소된 건이며, 이른바 ‘래커칠’과 관련된 신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