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접촉 논란도

공화 랭포드 의원 “많은 질문 할 것”

개버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행정부의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행정부의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이 연방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서 송곳 질문에 직면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개버드 지명자가 러시아에 동조하는 발언과 2017년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만난 것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충성파’로 꼽히는 개버드 지명자는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긴 인물이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운동과 TV 토론을 도왔고, 현재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및 정보특별위원회 소속 제임스 랭크포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개버드 지명자에 대해 “우리는 많은 질문을 할 것”이라며 “그는 바샤르 알 아사드를 만났다. 우리는 의원으로서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그 방향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장관은 아니지만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개버드 지명자는 과거 언행 때문에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중립국으로 유지해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 전쟁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나토에 돌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원의원 시절인 2017년 1월 시리아를 방문해 독재자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2차례 만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면서 민간인 수만 명을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는데, 개버드는 그와 접촉한 데 이어 아사드가 민간인에게 화학 무기를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에 반박했다.

이러한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자 개버드는 자신과 알 아사드 대통령의 만남을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비유하기도 했다.

랭크포드 의원은 “우리는 그가 한 과거 발언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내용을 전체적인 맥락에 맞게 정리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지명자 중 다수가 면밀한 검토에 직면했는데,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지명자는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자진 사퇴했다.

게이츠의 낙마 후 개버드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헤그세스 역시 성 비위 등으로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는 논란이 있는 인사들을 그대로 통과시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에릭 슈미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헤그세스와 개버드의 상원 인준을 위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내 비판 세력들이 제기한 개버드가 ‘러시아 동조자’라는 주장에 대해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상원의원은 NBC 인터뷰에서 “솔직히 비방”이라며 “그가 다른 국가의 자산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지난주 새로 발표된 경찰 보고서에서 헤그세스가 합의했다고 밝힌 2017년 성적 관계에 대한 노골적인 세부 사항이 공개된 이후 헤그세스를 지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군사위 소속 마크웨인 멀린 공화당 상원의원은 헤그세스가 국방장관이 될 자격이 있다면서 그의 인준을 지지할 방침을 시사했다.

멀린 상원의원은 이날 CNN에서 “아무것도 없었다.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따라서 피트가 이 문제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