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민자 출신…닥터 오즈 쇼 13년간 진행
펜실베이니아대 의학 전공…2005년 클린턴 전 대통령 심장 수술 집도
트럼프 “저명한 의사이자 세계정상급 소통가…낭비 없앨 것”
가짜 다이어트약, ‘동물용 구충제 코로나 효과’ 허위 주장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메디케어·메디케이드센터)의 수장으로 미국 유명 프로그램 ‘닥터 오즈 쇼’의 진행자 메흐메트 오즈(64) 박사를 19일(현지시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저명한 의사이자 심장외과의, 발명가, 세계정상급 소통전문가로서 수십 년간 건강생활의 최전선에 있었다”며 “그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긴밀히 협력해 질병 산업 복합체와 그로 인해 발생한 모든 끔찍한 만성 질환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연방 예산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공공의료보험 지출에 대한 구조개혁을 예고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발표에서도 “(오즈 박사는) 낭비와 부패를 줄일 것”이라며 이 같은 목표를 다시금 강조했다.
CMS는 1억60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가입한 연방 차원의 건강보험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미국의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공공의료보험 업무를 담당한다. 보험청장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즈 박사가 CMS의 수장이 된다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정책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갖게 된다”며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포함한 의료보호 안전망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오즈 박사는 하버드를 졸업한 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심장 전문의인 그는 200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즈 박사는 미국에서 ‘쇼 닥터’의 원조이자 가장 유명한 TV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오프라 윈프리 쇼 건강 코너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9년부터 2022년 종영할 때까지 ‘닥터 오즈 쇼’를 13년간 진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오즈 박사를 스포츠, 피트니스 및 영양위원회(PCSFN) 위원장으로 임명했고, 2020년에도 그를 재임명한 바 있다. 오즈 박사는 이후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존 페터먼 후보에 패배한 바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오즈 박사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엉터리 의학 정보를 소개한 이력들을 지적하고 있다. 2014년 12월 미 CBS방송 등 현지 매체들은 캐나다의 앨버타 대학과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이 2013년 초부터 방영된 ‘닥터 오즈 쇼’ 에피소드 중 40편을 임의로 골라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제시된 의학 정보의 46%만이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즈 박사는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체중 감량 보충제를 ‘기적’이라고 홍보해 논란을 빚은 적도 있다. 그는 2012년 자신의 TV쇼에서 볶지 않은 커피콩 추출물로 만든 이 감량 보충제가 지방을 연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임상 검증 및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으로 드러났고, 제품을 생산한 회사는 연방통상위원회(FTC)에 허위 광고로 35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이후에도 오즈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발한 2020년 당시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지명했다. 케네디도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과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다면 코로나 사망자가 적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러나 이 약들은 코로나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