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민 포털’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해외 검색 엔진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마저 검색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18일 정보통신기획원에 따르면 10년 새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2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2015년 1~10월 78.06%였던 점유율은 올해 같은 기간 57.32%로 감소했다. 반면, 구글과 빙(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33.9%, 2.92%까지 상승했다.
구글, 빙 등 기존 검색 엔진뿐만 아니라 생성형 AI 서비스도 검색 시장을 침공하고 있다. 오픈 AI는 지난달 ‘챗GPT 서치’를 공식 출시했다. 챗GPT 서치는 이미 학습한 정보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웹 검색한 정보를 제공한다. 키워드를 입력했던 기존 검색엔진과 달리 자연스러운 대화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탑재했다.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은 대화 맥락에 맞는 결과물을 제시하며 전 세계 검색엔진 1위인 구글을 공략하고 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빙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10%를 돌파한 뒤, 지난 6월 11.55%로 집계됐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챗GPT 앱 사용자는 526만명으로, 국민 10명 중 1명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51.6분, 1인당 월평균 사용일수는 5.7일로 모두 상승세다. 국내 기업 중에선 뤼튼, 라이너, 솔트룩스 등이 특화된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매출의 4분의 1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어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네이버는 원천 기술인 검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시장을 지켜왔다”며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베타 서비스로 운영됐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AI브리핑’은 검색창에 질문, 키워드를 입력하면 바로 검색 결과를 요약해준다. 요약에 사용된 출처 문서는 기존 검색 결과로 이어서 제공돼, 사용자는 원하는 문서를 클릭하고 세부 문서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단순히 정답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풍성하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검색 결과에 연관된 상품정보나 구매후기 등도 사용자 맞춤형으로 선보여 여러 활동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 예정이다.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타사 서비스들이 LLM 할루시네이션(환각)이나 최신 정보 업데이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검색 결과를 활용했다면 AI 브리핑은 네이버 검색 결과 자체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LLM을 활용하는 게 차별점”이라며 “얼마나 답변을 잘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느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