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즈에서 이민자들이 망명 신청을 하고 있다. [AP]
5일(현지시간)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즈에서 이민자들이 망명 신청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서둘러 떠나세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이민을 계획 중인 남미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불법 이민 브로커들은 이러한 불안심리를 이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전까지 미국으로 떠날 것을 유도하고 있다.

멕시코 관리자들은 트럼프 당선 소식이 들린 지난주에만 과테말라 국경 근처의 멕시코 남부에서 약 4000명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WSJ은 “아직 이민이 급증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브로커들은 왓츠앱 등을 사용해 ‘지금 아니면 떠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을 원하는 사람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미국행을 떠나길 원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 사는 길버트 알바레즈는 “친척이 있는 텍사스에 정착하기 위해 망명을 신청하고 싶다”며 “입국 허가에 진전이 없다면 바로 국경지역으로 갈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하기 전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합법적인 이민절차도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호세 루이스 페레스 칸콜라 티후아나 이주민 지원 부서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이민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불법 이민 브로커들은 이 불안감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을 준비 중이다. NBC 방송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이 미국 각지에 위치한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의 수용 정원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 작전을 앞두고 수용 시설부터 미리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미국 내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의 수용 정원은 4만1000 명 수준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정원을 늘리기 위해 교도소를 운영하는 민간 회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