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변수로 ‘변화무쌍’ 바람 떠올라
한국팀, 혹독 훈련으로 적응력 키워
치열한 국대선발전 통과…금빛 겨냥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센강의 돌풍 등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이 각국 양궁 대표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강풍에 대비한 특별 훈련을 이미 마쳤다. 평소 혹독한 훈련을 받기로 유명한 한국 대표팀의 금빛 조준이 25일(이하 한국시간) 오후부터 시작한다.
이날 오후 4시 30분, 프랑스 레쟁발리드에서 열리는 양궁 여자 랭킹 라운드로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여정이 시작된다. 오후 9시 15분부턴 양궁 남자 랭킹 라운드가 이어진다. 랭킹 라운드는 대진표를 정하는 경기로 당장 메달이 나오진 않지만 성적이 좋아야 강팀과의 맞대결을 미룰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다.
변수는 바람이다. 최근 파리의 날씨가 흐려졌고,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돌풍으로 돌변할 때도 있다. 양궁장 주변이 뻥 뚫린 평지라 바람의 무게가 한국보다 무겁고 바람 방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강풍 훈련부터 로봇 대결까지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1~3일 사이 남한강 주변에서 강풍 대응 훈련을 했다. 파리 현지 적응 훈련도 마친 대표팀은 자신감을 보였다. 돌풍 변수에 대해 김우진 선수는 “다른 선수도 똑같이 (바람이) 불기 때문에 조건은 같다”고 했고, 홍승진 대표팀 총감독은 “컨디션은 한국이나 여기나 똑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 한국양궁 대표팀의 훈련은 평소에도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하루 400여발의 화살을 쏘는 주 6일 훈련에, 일요일 선수별 자율훈련까지 소화한다.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실제 경기장 조감도를 100% 반영한 특별 세트장까지 만들어 활용했다. 프랑스어로 된 선수 소개부터 관중 환호성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매번 정확한 슛을 쏘는 ‘슈팅 로봇’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이 지원한 양궁 로봇이었다. 로봇은 센서로 풍향·풍속을 파악해 완벽에 가까운 적중력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K리그가 열리는 축구장 한가운데서 관중 및 소음에 대처하기 위한 훈련까지 진행했다.
이러한 훈련은 선수들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기여했다. 실제 심박수 중계가 처음 도입된 2020 도쿄올림픽 때 한국 선수들의 심박수가 큰 화제가 됐다. 대체로 분당 70~80bmp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성인이 휴식을 취할 때 나오는 수준이다. 당시 “이 정도면 잠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국가대표 선발, 공정성이 최우선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엔 공정성도 빼놓을 수 없다. 직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라도 새 대회를 앞두고선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 실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가 3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파리행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3차 선발전은 1~2차 선발전을 통해 추려진 남녀 각 20명의 선수들과 지난해 국가대표 4명이 참가해 경쟁을 펼치는 식으로 이뤄진다. 3차 선발전에선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원점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기록 경기와 토너먼트, 리그전을 모두 치러 각 순위에 따른 배점을 부여받는 식이다.
3차 선발전은 총 6회전에 걸쳐 진행된다. 성적순으로 남녀 16위 안에 드는 선수가 4~6회전에 진출하고 이후 6회전이 끝나면 최종 성적에 따라 남녀 각 8명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준다. 이후 두 차례의 최종 평가전을 거쳐 남녀 3명씩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다. “국가대표 선발이 올림픽 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양궁 랭킹 라운드엔 남자부에서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 선수가 출전한다. 여자부에선 임시현(한국체대),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 선수가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