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이 선임된 뒤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 주장 출신 축구선수 구자철(제주)이 "무조건 협회의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가면 미래는 없다"며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했다.
현역으로 뛰고 있는 구자철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축구협회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하루 빨리 협회의 행정이 제자리를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구자철은 특히 "(박)지성이형 (박)주호형의 의견을 무조건 지지한다"며 앞서 협회를 옹호하는 취지로 보도된 인터뷰 기사와 관련해 "기사가 정말 오해의 소지가 있게 나왔다"면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구자철은 전날 진행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지 않으냐"며 무조건적인 비판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부 축구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 내용은 해외파와 국내파가 섞인 대표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구자철은 "해외파 선수들과 국내파 선수들이 어떤 시스템으로 조화를 이룰지가 중요하다. 힘든 시기지만 미래는 그래도 어둡지 않다"며 그저 선수들의 자세를 강조한 것이었다.
한편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올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뒤 새 감독 물색에 나선지 약 5개월 만이다.
하지만 5개월 간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는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어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며 감독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했고, 이후 축구팬 사이에서 공분이 일었다.
이후 이천수, 이영표, 박지성 등 2002 월드컵 멤버들이 잇따라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참담하다" 등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협회는 끝내 지난 13일 홍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5일 "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는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고, 한 시민단체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협박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