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탓하더니…'배달원 죽게 한 그 DJ' 징역 15년 구형에 한 말
[안 씨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음주운전으로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어 공분을 샀던 클럽 DJ 안모(24·여) 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15년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피해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수많은 국민의 엄벌 탄원이 있었다"며 징역 15년형을 구형했다. 또 "생명이 침탈당한 결과가 발생하는 등 범행 후 정상을 고려하면 죄질이 무거워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1차 사고 당시 피해자에게 다가가 6~7분 가량 얘기했기에 이를 도주로 보기엔 의문이 있다"며 "2차 사고는 피해자가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는 등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차선을 변경했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거란 것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연예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추고 중국, 태국 ,대만 등지에서 해외 공연을 하며 국위선양을 했고, 서울 종로경찰서 홍보대사이기도 했다"며 "매일 범행을 깊이 반성하며 75회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집행유예 등 관대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안 씨는 "생명을 잃은 피해자께 진심으로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 고통을 감내하고 계실 유가족분들께도 죽을죄를 지었다"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봉사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안 씨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 A(54)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홀로 딸을 키우는 가장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사건 당일 중앙선을 침범해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 도주하다가 A 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안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는 1차로로 다니지 못하게 돼 있는데, 피해자가 법을 지키지 않고 1차로에 있어 사고가 났다", "피해자가 차선을 변경할 때 켜지 않고 1차선으로 진입해 사고가 났다"라고 하는 등 피해자 책임을 주장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