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4·10 총선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가 당시 원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끈다.
이천수는 지난 27일 유튜브 '리춘수' 채널에 아내 심하은과 함께 출연해 "평소 원 후보에 대해 '사람 괜찮네' 하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쪽으로 오셔서 도와준 것"이라고 밝혔다.
심씨는 "그거 얘기해도 되냐. 선거 캠프 때?"라고 말한 뒤 "모르는 분들은 당을 엎치락뒤치락한다고 하는데 오빠는 원래 당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빠가 축구에는 진심이다. 저희 친가는 엄마 아빠가 둘 다 (당이) 다른데 상견례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 꾸준히 살면서 당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서로를 그냥 존중해주는 거다. 오빠는 둘 다 비슷하니까 당은 안 보고 사람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후보 지지 소식을 듣고) 오빠에게 전화해 '오빠 미쳤어?'라고 했다"며 "근데 오빠도 당이 아니고 사람을 본 것이었다. 옛날부터 (원 후보를) 제주도에서 만났다더라. 그걸 난 알지만 사람들은 모르지 않느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천수는 지난 2016년께를 떠올렸다.
그는 "월드컵 멤버들이 제주도를 갔다. 여자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학교에 가서 축구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때 원 후보와 만났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간 후에 제주도의 축구와 여자 축구에 대한 지원을 좀 더 해줬다"고 전했다.
원 후보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도지사를 지낸 바 있다.
그러면서 "맨날 잘하는, 국가대표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똑같은 사람이었을 텐데 (당시는) '골때녀'가 터지기 전이고 여자 축구가 올라오기 전이었다. 전부터 난 유소년축구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았는데 제주도가 엄청나게 지원을 해줬다. 운동장도 많이 만들어서 전지훈련 같은 걸 잘했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축구를 위해 이렇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전지훈련을 다 맨날 동남아로 가는 게 따뜻하지 않아서다. 제주도가 따뜻하지만 운동장이 없어서 못 오니까 그런 걸 해야 한다'고 하니 바로 바꾸더라"면서 "이런 걸 봤을 때 '사람 괜찮네'라고 생각했는데 이쪽(이천)으로 온 거다. 그래서 도와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수는 지난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원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난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다. 정치도, 좌우도 모른다. 다만 계양은 내가 자란 곳이고, 축구를 처음 시작한 곳이며, 함께 축구했던 친구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고향 같은 곳이라 낙후지역에서 벗어나 발전하려면 일 잘하고 힘도 있는 일꾼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천수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에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현 소나무당 대표)를 도왔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송 대표님은 내 축구 인생의 은인이다. 내가 좀 문제가 많은 선수였지 않냐. 이리저리 방황하다 축구계에서 버려지다시피 한 나를 정신 차리게 도와줬고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해 제대로 은퇴하게 해준 분이다. 선거를 도와드리는 게 마땅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