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부담스럽던 일본풍 애니메이션, 이제는 대세 됐다.”
일본 미소녀 애니메이션풍 게임을 제작해 온 개발사 시프트업이 코스피 시장 상장에 나선다. 대표작이 잇달아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프트업은 희망 시가총액으로 3조원 안팎을 제시했다.
시프트업은 2013년 설립 이래 줄곧 일본 미소녀 애니메이션풍 그림체를 가진 서브컬처 장르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하위문화라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흥행이 이어지며 주류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시프트업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 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신주를 포함해 2조7300억~3조4800억원이다. 총 공모 주식수는 725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4만7000∼6만원이다.
대표작인 ‘승리의 여신:니케’ 역시 3인칭 슈팅(TPS) 게임플레이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의 요소를 서브컬처 게임 장르와 통합한 게임이다. 고품질의 그래픽과 풍부한 스토리라인, 정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로 인기를 끌어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프트업은 기업공개(IPO)로 공모한 자금 역시 서브컬쳐 게임 ‘프로젝트 위치스’에 투자할 계획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4년간 총 1010억원을 투입해 2027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게임사 전반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시프트업이 성장세를 그린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4월 출시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기반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며, 전문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 이용자 평가에서 역대 PS5 게임 중 1위에 해당하는 평점 9.3을 기록했다.
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승리의 여신:니케’에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흥행하면서 IPO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시프트업과 넥슨만이 호실적을 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프트업은 시가총액을 산출하기 위한 비교기업으로 국내가 아닌 일본 게임사를 선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교기업인 ▷스퀘어에닉스(SQUARE ENIX) ▷사이버에이전트(CYBERAGENT) ▷가도카와(KADOKAWA)는 지난해 조 단위 매출을 달성한 일본 대형 게임사다. 지난해 시프트업의 매출액은 1686억원, 영업이익은 1111억원이다.
시프트업은 다음 달 3~13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8∼19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 대표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NH투자증권이며, 인수회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