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불륜?' 장시호
장시호[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현직 검사가 국정농단 수사 당시 장시호(최순실 씨의 조카)를 회유했고 장시호와 불륜관계라는 의혹과 관련해, 장 씨가 해당 검사에게 6개월 전 직접 연락해 "너무 큰 거짓과 나쁜 말을 지어냈다"며 사과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김영철 대검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은 장 씨가 지난해 11월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13일 언론에 공개했다.

일부 매체들이 의혹에 대해 취재를 시작하던 무렵 이미, 장 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했다는 것이다.

장 씨는 메시지에서 "제 뒤에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너무 큰 거짓과 너무 나쁜 말을 지어내어 인정받고 싶어서 검사님이 매일 저와 통화하고 만나는 것처럼 (지인에게) 말했다"며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했다.

이 의혹은 장 씨의 지인 A 씨가 장 씨와 2020년 나눈 대화 녹취록을 제보해 인터넷 매체 뉴탐사와 미디어워치 지난 6일과 8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뉴탐사는 과거 열린공감TV에서 나온 더탐사가 다시 분화해 지난해 12월 새로 발족한 곳이며, 미디어워치는 변희재 대표가 운영하는 언론사다.

장 씨는 녹취록에서 김 부장검사를 칭하며 “김스타 만나러 갈 거야”, “이따가 오빠 10시에 온대”, “(숙박업소) 체크인은 해?”라고 하는 등 김 부장검사와의 관계를 자랑하듯 대화했다. 뉴탐사는 이를 근거로 장 씨와 김 부장검사가 불륜관계에 있었으며, 김 부장검사는 장 씨에게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회유하고 증언을 연습시키는 등의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이자 핵심 증인으로서 최 씨의 각종 비리와 삼성 그룹의 연루 의혹 등을 청문회와 재판에서 증언했다.

장 씨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김 부장검사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에서 "부장님과 매일 연락하는 것처럼 허세를 부렸다"며 "뭐든 부풀리며 말한 게 거짓의 풍선처럼 커져서 터졌다"고 했다.

이어 "녹음한 전 친구도 그것이 사실이라 믿었을 것"이라며 "(과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님과 인연을 과시했듯 교도소를 살고 나와서도 반성은커녕 바뀐 게 없이 살았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김 부장검사는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 사실"이라며 10일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고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뉴탐사는 더탐사 시절이었던 2022년에도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서울 강남 한 술집에서 심야에 김앤장 변호사 30여명 등과 술자리를 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제보자가 첼리스트 A 씨와 나눈 대화를 근거로 의혹이 제기됐으나, A 씨는 '남자친구를 속이려 거짓말한 것'이라 해명해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