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가장 마음에 드는 직원에 댓글을 달아주세요”
삼성SDS가 지난 1일 만우절을 맞아 직원들의 인기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 부쳐진 직원들은 실제 사람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직원들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 직원 신다솜은 똑 부러지는 27세 막내 사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사람인지, 가상인지 구분이 안된다. AI가 만든 압도적 영상에 다들 ‘아연실색’이다.
무엇보다 날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기술은 충격을 넘어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 사람과 경쟁할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AI의 역습으로 올해 들어서만 3만여 명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특히 고학력, 고임금인 ‘화이트칼라’ 일자리에 경고음이 켜졌다.
제주도청은 정책 뉴스를 알리기 위해 ‘가상인간 아나운서’를 도입했다. 제주도는 이 아나운서에게 ‘제이나’(J-NA)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주 뉴스 AI(Jeju News AI)의 각 단어 알파벳 앞글자를 따왔다. 무엇보다 월급이 고작 60만원 밖에 안된다. 최저 임금도 안되는 수준이다.
제이나는 영상뉴스인 ‘위클리 제주’를 맡아 도민에게 소식을 알리고 있다.
제주도는 “인공지능 아나운서를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비용을 절감하며 영상뉴스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놀라움도 잠시, 아나운서 등 관련 종사자들은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거란 위기감 때문이다.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영상제작 AI ‘소라(Sora)’. 명령어 넣으면 원하는 영상을 ‘뚝딱’ 만든다. 실제 촬영 영상인지, AI가 만든 가짜 영상인지 구분도 안된다. 움직임도 자연스러워서 실사에 가깝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5년안에 AI가 인간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업계에선 올해 들어서만 3만 2000여명, 지난해부터 30만여 명이 하루 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칼바람은 AI 때문이다.
AI의 역습은 이제 시작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기존 일자리 3억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전세계 일자리의 절반 가까이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