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좌석 없는 지하철’ 시범사업 소식에

출근길·온라인 커뮤니티 중심 엇갈린 반응 나와

공사 “혁신 사업 일환…시범적 시도 이해 바란다”

“유령칸 우려” vs “출퇴근 유용”…좌석 없는 지하철 두고 갑론을박
서울교통공사가 내년 1월부터 4·7호선 일부 객실에 도입 예정인 좌석 없는 지하철의 모습.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내년 서울 지하철에 좌석이 없는 객차가 등장한 소식이 나오자 시민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퇴근 길에 유용한 정책이 될 것이라는 반응도 많았으나, 그 외의 시간에는 유령칸이 될 것 같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2일 서울교통공사(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중으로 전동차 객실의자 개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달 공사가 발표한 승강장 혼잡도 개선 계획과 더불어 열차 내 혼잡도 개선을 위한 방안 중 하나다.

다만 이를 두고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이날 4호선 출근길에 만난 직장인 김성현(34) 씨는 “출퇴근 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해당 칸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 모(46) 씨는 “시범적으로 운영을 해보는 것이라면 한개나 두칸 정도는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라며 “주말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에겐 상당히 좋은 정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7호선을 이용한다는 전 모(23) 씨는 “7호선 출근길을 한 번이라도 타보면 좌석을 없앤다는 생각을 못 할 것 같은데 무슨 생각으로 정책을 시행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좌석 없는 칸이 생기면 그곳은 출퇴근 시간 외에는 아무도 안 타서 유령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누리꾼 A 씨는 “좌석이 사라지면 지하철이 아니라 화물칸에 타는 느낌이 들 것 같다”라며 “다 서서 타면 내리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좌석이 없는 상태에서 지하철에서 넘어지면 잡아줄 사람이 없어서 위험할 것 같다”라며 “덩치가 작은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사는 4호선과 7호선의 경우 혼잡도 완화를 위해 시범적으로 도입해 본다는 입장이다. 공사에 따르면 4호선과 7호선의 2023년 3·4분기 기준 최고 혼잡도는 각각 193.4%, 164.2%로 150%를 초과한다.

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4호선과 7호선 출퇴근 시간대 열차 운행 횟수를 각각 오전 4회, 오전·오후 1회 추가적으로 운행해 혼잡도를 관리하고 있다. 공사는 좌석없는 지하철 운행시 혼잡율이 34.1%~40%까지 개선되고 한 칸당 12.6㎡의 탑승 공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모든 열차의 의자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혼잡한 열차에 시범적으로 시도해 보는 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봐달라”며 “시범 사업 시행 후 효과성이 입증되면 추후 확대 시행하여 이용 시민이 더욱 쾌적하고 안전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