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부채비율은 336%…6개월새 2%포인트↑
금리 상승에 차입비용 급증…80%가 선진국에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전세계 부채가 307조달러(41경원)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정부의 차입 비용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공 재정과 국가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국가, 기업, 가계의 총 부채가 약 10조달러 증가한 307조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36%로 연초 이후 2%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율은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 GDP가 증가하면서 지난해까지 7분기 동안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2분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최고치였던 360%에 비하면 상대적으로는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부채 증가는 대부분의 국가가 긴축 정책으로 돌아선 가운데 금리가 상승하면서 차입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후 변화 억제를 위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도 부채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IIF는 물가 상승률 둔화와 함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연말에는 부채 비율이 337%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의 저자인 엠레 티프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국가들이 이자 비용에 점점 더 많은 비용을 할당해야 한다는 점은 우려할 부분”이라며 “이는 국가의 자금 조달 비용과 부채 역학 관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늘어난 부채의 80%는 선진국 경제에서 발생했으며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가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거대 경제권에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 특히 미국의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자금이 리스크가 낮은 선진국으로 이탈하면서 신흥국 시장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우려됐다.
피치 레이팅의 에드워드 파커 전무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선진국에서 공공재정과 국가 신용 등급의 주요 위험이 되고 있다”면서 “저금리 시대인 2007~2021년엔 선진국의 이자 비용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이제 공짜 점심은 끝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