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 지속 성장을 위한 세 가지 요소[크리스토프 앙드레]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는 한국 경제에 매우 도전적인 시기에 시작됐다. OECD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GDP 성장률은 2024년 2.1%에서 2025년 1%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둔화는 단기적인 요인들-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어려움으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와, 대선 직전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 하락에 따른 민간 소비 부진 등-에서 일부 기인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이 향후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은 해외 수요를 위축시키고, 지정학적 긴장은 투자 결정과 공급망 관리에 복잡성을 더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기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외부 충격은 한국이 이미 직면한 고령화의 가속화라는 구조적 문제 위에 겹쳐지는 상황이다. OECD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대 후반이면 GDP 성장률이 0%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2025.07.17 12:15
소버린 AI: AI패권의 새로운 최전선 [루먼 초두리]
AI는 공공재가 되어야 할까, 아니면 일부 지역에 한정된 빅테크 기업들이 지배하는 기술이어야 할까? ‘소버린 AI(Sovereign AI)’-각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부상은 디지털 시대의 권력, 자율성, 정체성에 관한 절박한 질문들과 씨름하고 있는 세계의 현실을 반영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 과시를 넘어, 깊은 지정학적 불안, 경제적 야망, 문화적 과제를 반영한 흐름이다. 지정학적 지형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경쟁은 기술이 이제 글로벌 권력 투쟁의 최전선임을 분명히 했다. 이 사이에서 소외되기를 우려한 중소국가들은 자국의 AI 역량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예컨대 브라질과 인도는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이 자국의 안보와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전역에서도 국가 전략은 점점 AI 주권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는 단지
2025.07.09 11:36
원자력, 한국 AI 데이터센터 혁신의 초석 [야코포 본지오르노]
데이터센터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은 한국의 에너지 인프라에 막대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과학 분야에 7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운 만큼, 이에 상응하는 실용적이고 과감한 에너지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그 해결책의 중심에는 반드시 원자력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원자력은 한국 에너지 안보의 초석이었다. 안정적이고 저렴하며 청정한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한국의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제조업과 기술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왔다. 원자력을 통해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이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경제 성장의 동력이 돼왔다. 이러한 가격 안정성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한국의 수출 중심 산업이 견딜 수 있도록 도왔다.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것 이상의 가치도 있다. 원자력 산업은 수천 명의 한국인에게 높은 기술력과 안정적인 고소득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요 고용원이기도 하다. 이 산업은 고급 공학, 재료 과학
2025.07.01 11:33
AI 빅테크 원자력 ‘러시’[아서 허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던지던 질문은 “AI가 우리 삶의 방식을 얼마나 뒤흔들 것인가?”였다. 하지만 이제 전문가들의 질문은 거꾸로 “우리의 삶의 방식이 AI를 방해하게 될 것인가?”-적어도 그 발전과 성장에 제약을 주게 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문제의 핵심은 미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기존 전력망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최적 수준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엄청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10년 동안 AI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용량과 기술 발전 수준을 달성하기는 커녕,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데조차도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수요는 혁명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머신러닝, 자동화, 데이터 분석 분야의 발전은 기업들로 하여금 운영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특히 금융과 의료와 같은 분야에서 고도로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 도입을 강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Gra
2025.06.25 15:49
호황 누리는 일본 부동산 시장[후쿠다 신이치]
1990년대 초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장기간 침체됐던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최근 들어 호황을 보이고 있다. 거래 규모는 급증해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공시지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대도시권의 평균 지가 상승률은 주거용 토지가 3.3%, 상업용 토지가 7.1%에 달했다. 모든 주요 도시권에서 지가 상승률이 가속화했으며, 특히 도쿄 중심부의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는데, 지난 10년간 평균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최근 신축 콘도(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버블 경제 당시의 비정상적인 지가 수준을 이미 초과한 상태다. 도쿄 중심부의 신규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고층 건물에 대한 규제 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용적률 및 일조권 규제 등 다양한 제약으로 고층 아파트 건설이 엄격히 제한됐지만, 1997년 건축기준법 개정으로 고층 주거지역이 도입되면서 해당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이에 따라 주요 개발
2025.06.24 11:30
‘스테이블코인·CBDC’ 결합…통화주권 시험대 [데이비드 크라우제]
한국의 새 대통령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에 국가의 금융 미래를 걸고 있다. 이는 극적인 정책 전환으로, 한국 금융 당국간 규제 권한 다툼을 촉발하고 있다. 6월 3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오랜 친(親)암호화폐 옹호론자답게 자신의 공약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의 취임 일주일 만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Digital Asset Basic Act)’을 발의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합법화를 명시하고, 규제 권한을 한국은행(BOK)에서 금융위원회(FSC)로 이관하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정책 전환의 시급성은 숫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 투자자들은 2025년 1분기에만 406억달러 상당의 디지털 자산을 해외로 이전했다. 이 중 절반이 테더(USDT), 서클(USDC)과 같은 해외 스테이블코인에 투자됐다. 3월까지 국내 5개 거래소에서 거래된 이들 해외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57조원에 달했다. 이 대통령이 말한 ‘
2025.06.23 11:33
민주주의 갉아먹는 경제적 불평등 [카우시크 바수]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침식되고, 권위주의적인 인물들이 권력을 장악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군사 쿠데타와 같은 무력에 의한 권력 장악뿐 아니라, 선거를 통해 민주적으로 집권한 정치인들이 점차 권위주의적으로 변모하며 국가의 제도를 장악하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방식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세계 민주주의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통계 자료로 알려진 V-DEM 연구소의 ‘민주주의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 평균 민주주의 수준은 1985년 수준으로 후퇴했고, 지난 1년 동안 44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후퇴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는 민주주의 국가가 88개국, 권위주의 국가는 91개국에 달한다. 이러한 권력의 장악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비극적인 소식이다. 이는 곧 일반 대중의 경제·정치적 권한의 침식이며, 대중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의 민주주의 진보 끝에 왜 세계는 다시 권위주의로 회귀하고 있는가. 이
2025.06.20 11:08
세계 경제 3대 위험과 한국 새 대통령의 대응전략[웨이 상진]
한국의 새 대통령은 국내 정치 안정화와 북한의 안보 위협을 예방하는 과제에 더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 협상을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제 경제에서 세가지 동향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미국의 변동성 큰 관세 정책이 촉발한 세계 무역 시스템의 지속적인 붕괴다. 다음은 미국의 재정 상황 악화로 인해 달러 자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것이다. 셋째는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고조하면서 지정학적 요인에 의한 세계 공급망의 재편이다. 이들 모두는 과거 규칙에 기반한 글로벌 무역 시스템,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체계에 기대어 번영한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국제 무역 측면에서 볼 때, 경제 대국들은 주요한 개혁이 이뤄지기 전까진 기존 글로벌 무역 질서를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전 세계 무역 시스템의 핵심축이었던 미국은 이 체제가 더 이상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무역 정
2025.06.18 13:27
킹달러, 위안화·디지털통화와 ‘왕좌의 게임’ [지안루카 베니그노]
글로벌 국내총생산(GDP)과 무역에서 미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국제 통화 시스템에서 미국 달러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여러 지표에서, 그리고 국제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지배력이 더욱 커져 글로벌 화폐 단위라는 달러의 근본적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달러의 중심성은 글로벌 GDP나 무역 내 미국 경제의 중요성을 반영한다기보다 국제 금융에서 달러의 역할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무역과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예전 같지 않음에도 달러가 더욱 강세를 보이는 분명한 역설로부터 국제 통화 시스템이 더 이상 무역 기반이 아니라 금융화되었다는 중요한 측면이 드러난다. 달러의 지배력은 미국의 수입 또는 수출 규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달러의 지배력은 미국 금융 시장의 깊이, 유동성, 규모, 글로벌 부채와 상품의 달러화 표시,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제 금융 안전판 역할에서 비롯된다. 사실상 국제 통화 시스템은 현대판 브레턴우즈 체제로 진
2025.06.17 11:06
스테이블코인 ‘돈의 규칙’을 다시 쓰다 [데이비드 크라우제]
금융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점포를 중심으로 한 기존 은행 시스템에서 디지털 우선 환경으로의 이동은 단순한 서비스 전환을 넘어 우리가 돈을 접하고 다루는 방식을 근본부터 바꿔놓았다. 특히 핀테크 기반의 네오뱅크들은 전통적 금융모델을 무너뜨리며, 민첩하고 모바일 중심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이는 소비자들의 기대와 행동양식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이와 병행해 각국 정부는 ‘화폐’라는 개념 자체의 인프라를 재구성 중이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와 시범 운영이 그 증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새 금융 질서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상원을 통과한 GENIUS(Guaranteed and Enforceable Neutral and Inclusive Uniform Standards)법은 이 논의를 제도권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보통 미국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하거나,
2025.06.13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