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가 50∼60년 사이 최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7일 북한 주재 OCHA가 전날 공개한 ‘2016년 함경북도 합동 실사’ 보고서를 인용해 “함경북도 무산에서는 5만 가구 이상, 연사군과 회령시는 각각 1만∼5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北 함경북도 수해 50~60년 사이 최악”

보고서는 “이번 홍수 피해는 50∼6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현지 학교와 유치원, 보육원이 모두 파손됐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만강 수위가 높아진 것에 더해 다량의 물이 평야로 방출된 것이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에게 “유관 부처가 피해 상황과 이재민 현황 파악을 시급히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수재민들의 성별과 나이, 장애 여부, 현재 상태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보건시설을 복구하고 응급 의약품을 분배해야 한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전문 의료인들을 피해 현장으로 파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유엔기구들과 국제적십자사, 북한 주재 유럽 비정부기구 관계자, 북한 당국자를 포함한 총 22명이 지난 6∼9일 함경북도 수해 지역을 답사한 내용과 북한 당국에 대책을 촉구하는 권고 사항 등을 담았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수해 복구를 위해 양강도 주민에게 한 가구당 중국 돈 50위안(한화 8400원)을 부담하라고 강요했다고 전했다.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아시아프레스 오사카(大阪)사무소 대표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면서 매년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대책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수해 복구에 대한 부담과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주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