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끝내 목표했던 금메달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한국 여자 롤러스케이트 스피드가 그만큼 값진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슬(31·대구시청), 박민정(28·안동시청), 이예림(21·청주시청)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3000m 계주를 2위로 마무리했다.
개인전 2개 종목을 모두 3, 4위로 마쳤던 여자대표팀은 단체전에서 금메달 합작을 노려봤으나 ‘최강’ 대만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인도, 이란, 태국을 멀찍이 따돌리고 대만과 2파전 양상을 만들었으나 선두를 뺏기엔 역부족이었다.
개인전에서도 대만의 벽은 높았다. 유가람(28·안양시청)과 이슬은 이번 대회 제외+포인트(EP) 1만m에서 대만의 스베이여우(21점)와 양호전(18점)에게 밀려 각각 3위(14점), 4위(10점)를 기록했다.
스프린트 1000m에선 이예림(1분38초750)과 박민정(1분38초780)이 리멍주(1분38초518), 류이쉬안(1분38초712·이상 대만)의 뒤를 이어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쉬울 법한데도 이날 3000m 계주 은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비인기 종목의 어려움을 딛고 이뤄낸 성과에 만족해하면서 언젠가 다시 찾아올 기회를 일찌감치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롤러스케이트 스피드는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입지가 좁은 탓에 다음 대회에서도 채택될 수 있을지 매번 불안정한 종목이다.
‘맏언니’ 이슬은 “롤러가 아무래도 많이 주목받지 못한다"면서 "근데 이렇게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너무나도 기쁘고 가슴이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4년 넘게 준비했던 것을 경기장에 다 쏟아내고 나왔다.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후련해했다.
박민정도 “1등을 바라보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기쁘다”고 말했다.
‘막내’ 이예림은 “언니들과 안 다치고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다음 아시안게임에도 저희가 있다면 그때는 더 확실히 준비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