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정부가 부실업종 구조조정을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 등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한은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최운열<사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한국은행의 목을 비틀어 양적완화에 참여시키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당선자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구조조정과 관련해 논의하는 방법이 전체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조조정 재원을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쓸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이 한국은행의 목을 비틀어 양적완화에 참여하라는 얘기는 무책임한 얘기”라고 밝혔다. 최 당선자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 논의의 순서와 방법을 바로잡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온 원인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 채권은행의 문제는 없는지 정확히 밝힌 다음에 (문제가 있는) 대주주나 경영진에 책임을 물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진에 책임을 다 지우고 난 뒤에도 돈이 없으면 국민이 나서는 것이지 국민의 돈을 갖고 먼저 (구조조정)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문제가 되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회생, 청산, 매각 등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회생 가치가 있는 기업을 가리기도 전에 한은에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최 당선자는 “기업을 회생시키려고 한다면 돈이 필요하겠지만 청산이나 매각한다면 돈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관련 절차가 전혀 없어 돈을 어떤 용도로 쓸지 국민들은 모르고 있다”면서 “잘못하면 좀비기업에 돈을 계속 대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회생할 기업을 결정하면 필요한 재원의 규모를 산정하고 재정으로 할 것인지 한국은행을 통해 할 것인지 논의를 거쳐야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2002∼2003년 한은 금통위원을 지낸 최 당선자는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힌다. 총선 과정에서 경제 공약을 총괄했으며 이번에 더민주 정책위 부의장으로 임명돼 향후 구조조정과 관련한 당론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 그가 정부 구조조정 구상의 핵심인 한은 역할론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내비치면서 구조조정 이슈에 대한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한은이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TF)에서 상반기 안에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다음 달 20대 국회 개원 이후 정부 추진안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당선자는 조선ㆍ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대해 ‘임금 구조조정’의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진과 근로자의 임금을 줄여 인력 감축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그는 “해고보다는 임금 구조조정을 통해 ‘잡 셰어링’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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